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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촌(店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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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와 거울 앞에선 누님 같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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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08일(금) 13:12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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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 (주)문경사랑 | |
- 돌아와 거울 앞에선 누님 같은 이름-
얼마 전, 점촌1동에서 개최한 윷놀이 대회에 참석했었다. 평일이었지만, 그날 다른 볼 일이 있어 잠시 시간을 내었다.
점촌1동 개발자문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이 행사에는 여러 단체들이 참여했는데, 경기대진표에 ‘점촌1동산악회’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점촌1동산악회’는 우리 동(洞) 뿐만 아니라 지역 산악회의 전범(典範)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100회에 가까운 산행으로 그 자취가 오래이고, 원년 회원들이 젊은 회원들의 디딤돌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다. 회원의 자격도 점촌1동민으로 묶어놓지 않고 문경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어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이면 함께 산행을 할 수 있다.
점촌1동은 점촌(店村)이라는 지명이 생겨난 곳이다. 그래서 현재의 행정 5개동 중에서 숫자 ‘1’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오래전, 돈달산 아래에 옹기와 기와를 굽는 장인들이 많이 모여들며 마을을 이루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를 파는 가게인 점방(店房)이 늘며 이곳을 ‘점마’라고 부르게 되었다. 1914년, 점촌리(里)라는 행정명으로 호서면과 호남면으로 나누어져 있던 모전과 신기, 흥덕, 공평, 영신 등을 합쳐 호서남(戶西南)면에 속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호서남면 점촌리’ 가 된 것이다. 그러나, 점촌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머물지 않았다. 1956년 호서남면이 읍으로 승격되는 과정에서, ‘점촌리’는 ‘호서남’이라는 면(面)의 이름을 밀어내고 자신의 이름으로 타이틀을 바꾼다. 점촌읍이 된 것이다. 호계면의 서남쪽에 있었다고 하여 불리어졌다는 ‘호서남’이라는 이름은 이로써 우리 지역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만, 1934년에 세워진 호서남초등학교만이 유일하게 그 이름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이어서 ‘점촌’이라는 이름은 또 한 번의 영광을 가지게 된다. 석탄 산업의 발전과 함께 비약하던 점촌읍은 1986년 점촌시로 승격된다. 옹기와 기와를 굽던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점마’는 지방 행정의 최소단위인 리(里)에서 면(面)과 읍(邑)을 거쳐 시(市)의 이름으로 우뚝 선 것이다.
아마도 행정동명의 변천과정에서 이와 같은 사례는 드물 듯하다. 하지만, 점촌이라는 지명이 갖는 이미지는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외지 사람들에게 지역 명을 말하는 경우, 상대방이 잘 모르거나 뒷말의 어감으로 촌(寸)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그 무렵 우리 지역 사람들에게 ‘점촌’이라는 이름은 고향이 주는 향수에 다름 아니었다. 우리가 다녔던 학교의 이름 앞에는 점촌이라는 이름이 함께 했었고, 편지 봉투의 발신지와 수신지의 처음은 이 이름으로 시작하였었다. 그리고 어느 곳에 가더라도 터미널과 역에는 점촌이라는 이름이 우리들을 반겼다.
이렇듯 함께 했던 점촌은 1995년 문경시로 바뀌게 된다. 어느 때에, ‘점촌’이라는 이름이 호서남면을 밀어내고 점촌읍이 되었듯이, 결국 문경이라는 이름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어쩌면, 스스로의 운명처럼 되었는지 모른다.
되돌아보면, 점촌이라는 이름은 우리 지역의 큰 발전을 이루어내는 밑거름의 역할을 다하고 처음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큰 성공을 이루어낸 사람의 자취처럼 말이다. 그래서, 오늘 윷놀이 대진표에 있는 ‘점촌1동산악회’라는 이름을 보면서 ‘점촌’이라는 이름이 여간 고맙고 반가운 것이 아니다. 큰일을 다하고 고향에 돌아와 쉬고 있는 이를 대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더하여 지금처럼 5개동의 이름을 번호순으로 나열하는 식이 온전한 것인지 살펴보게 된다.
이처럼 이름에는 사람처럼 생멸(生滅)하고 순환하는 역사를 지니게 되는 것이 상례임에야. 문득, 미당 서정주 시인이 ‘국화옆에서’라는 시구(詩句)를 읊조려 본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그렇다. 거울 앞에 선 누님에게 많은 찬사(讚辭)는 무의미하다. 그냥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어쩌면 점촌(店村)이라는 이름은 하나만으로도 마땅한지 모른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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