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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포백포 뱃나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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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02일(토) 12:58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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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 (주)문경사랑 | | “걸어서 이곳 귀파재를 지나 영동초등학교를 다녔어요.”
어느 이가 고개에서 금포마을을 바라보며 하는 말이다. 지난주 영순면에 있는 천마산과 달봉산을 산행하겠다고 했더니 금포마을이 고향인 그는 꼭 같이 가고 싶어 했다. 어릴 때 산에서 바라보던 백여 호가 넘던 고향 마을, 넓은 모래와 푸른 강이 있는 풍경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금포는 포구다. 백포도 그렇다. 배가 드나들며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르던 뱃나들가였다. 그래서, 이곳에서 보이는 것은 강이다. 그러나, 강을 뒤로하고 걸을 때에는 산과 들만 보일 뿐이다. 그 옛적 걸어서 학교를 다니던 어린 꼬마도 지금처럼 이 길을 걸으며 강을 뒤로 했을 터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산정(山頂)으로 가고 있지만 그는 추억을 향해 걷고 있다. 능선에 올랐다. 비로소 강이 보인다. 바람이 강을 따라 산까지 올라왔다. 봄이 바람에 실려 있음을 느꼈다. 천마산 정상에 올랐다. 나지막한 정상에 서니 점촌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지고 강과 논 그리고 산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산 정상에서 이처럼 모두를 조망할 수 있는 것은 흔치 않다. 산에서는 산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이곳 천봉산과 달봉산에서는 넓은 들과 높고 낮은 산들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푸른 강과 마을들을 넉넉히 볼 수 있다.
그것은 치유(治癒)의 인자(因子)들이다. 우리의 갇혀있는 마음과 뭉쳐진 응어리들을 밖으로 풀어내주는 힐링(healing)이다. 일찍이 대동여지도 목판에 김정호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는 글을 새기면서 산과 물을 정의했던 터다. 산은 물의 근원이 되며 결코 물을 넘지 못한다. 그래서 산이 물을 만날 때 비로소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산과 물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사이에는 들과 사람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산을 오르는 것은 심신의 치유를 위해서이다. 그러나, 올바른 치유는 오직 산으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올레길이 주목받는 것도 산(山)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길을 걸으면서 사람과 소통하고 들과 내를 건너며 현실을 온전히 떠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정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문득, 우리 지역의 길을 생각한다. 우리 문경은 영남대로이면서 문경새재라는 뛰어난 경관을 지닌 역사적인 고갯길을 지니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 대제학을 지낸 우리 지역의 학자 홍귀달은 ‘유곡역을 영남의 목구멍’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서애 유성룡은 마성 큰마을의 봉생정에 이르러, “왜란 전에는 그 경치에 반했으나 전쟁 후에는 고모산성과 토끼비리가 있는 천혜의 요새를 왜적에게 그냥 내 준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하면서 험준한 이곳의 길을 되새기게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문경의 상징으로 ‘길’을 내세우고 있다.
천마산은 금포마을의 뒷산이며 백포마을은 달봉산을 뒤에 두고 있다. 고즈넉이 능선을 따라 세 시간 남짓 걸으면 두 개의 산을 모두 오르고 내릴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트레킹 구간이다. 그래서 언제 부터인가 이 길을 치유와 명상의 길,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이른바 ‘금포백포 뱃나들길’이라는 이름의 올레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는 이름만큼 정겹고 사람을 끄는 이야기들이 숨어있을 것만 같다.
백석정(白石亭) 아래 강가에는 백포의 유래가 된 흰 바위가 누워있고, 금포 앞 강변에는 검은 바위, 즉 큰 검석(黔石)이 강물위에 확연히 있다. 두 마을의 사이에는 ‘꽃개’라는 나룻터가 주막과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들이 이야기로 얽혀 이어지면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것이다.
달봉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곳에 이르는 길은 아직 사람들을 향해 열려있지 않았다. 여러 갈림길에서 머뭇하게 하고 잘려진 큰고개의 아픈 모습을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좁고 좁은 길은 곧 잎이 나면 길을 가릴 것이다.
“봄에는 참꽃이 예쁘게 피어요. 봄에 또 와요.”
고향은 그리움이다. 그리움이 깃드는 곳이면 모두가 고향이 되는 것이다. 곧 봄이다. 금포와 백포는 고운 진달래가 강을 배경으로 활짝 피어 있는 모습으로 진작에 있었다. 다만, 우리가 찾지 않았을 뿐이다. 생각하면, 우리가 찾아야 할 것들은 멀리에 있지 않다. 바로 여기 ‘금포백포 뱃나들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찾아오길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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