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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소리

2013년 02월 08일(금) 15:28 [주간문경]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현역에서 은퇴를 하면서 평소에 소망하든 악기(색소폰)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여러 곳에서 필요로 할지는 정말로 몰랐습니다.

배워서 취미삼아 즐기고 싶었던 것이 배운지 2년 만에 대중들 앞에서 봉사라는 이름으로 연주를 한다는 게 스스로 신기하고 대견하기 까지 하였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평생 가르치는 일밖에 없었는데, 남들 앞에 서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긴장되고 가슴 떨리든지 생각해 보면 지금도 땀이 납니다.

악기라도 잘 다룰 줄 알면 마음에 여유라도 있었겠지만, 문경소리공연단 악기 팀(13명)모두는 하나같이 초짜요 신출내기들이었습니다.

이런 우리들 실력을 알았으면 불러주셨을까? 생각하면 소가 웃을 일을 우리들은 용감하게 이 일에 뛰어 들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요? 하하하

그럭저럭 2년을 봉사하고 나니 조금은 이력도 생기고 배짱도 생깁디다. 돌이켜 보면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언제나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봉사한 2년은 봉사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 공부를 한 시간이었습니다.

읍면 촌촌 노인회관이나 마을 회관에서 이루어지는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우리 악기 팀은 분위기를 좀 돋우는 감초 같은 역할이었습니다.

첫날은 담당 사회복지사께서 직접 소개를 했는데,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습니다. 시립문경요양병원의 한방진료 봉사가 시작되기 전에 우리가 나서서 어르신들과 한 바탕 어우러지는 색소폰 연주가 시작되면 담당 사회복지사님들의 안내와 권유로 어르신들은 잠시나마 흥겨운 시간을 가지셨지요.

선곡도 평소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트로트 위주로 연주를 하다 보니 따라 부르시며 춤도 추고 손뼉도 치시며 주름진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날 때는 우리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더운 여름날 좁은 방 안에서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면서도 어르신들을 위해 애쓰시는 사회복지사들의 헌신적인 자세를 보면서 스스로 살아 온 길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는 곳 마다 할아버지들은 어쩌다 한 두 분뿐이고 할머니들이 대다수라, 여쭤보면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사시는 집이 마을에 태반이라고 하니 이 또한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식들은 멀리 있고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하는 독거노인들의 삶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요? 아마 이런 형편을 아시고 문경시사회복지관에서 세탁, 이․미용, 한방진료, 안전교육 봉사를 하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지난 11월 마지막 공연 때 어느 할머니께서 손을 꼭 잡아주시며 손이 차다고 말씀하셨을 때, 마치 정말 오래 알고 지낸 옆집 할머니처럼 푸근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올해 여든 여섯이 되셨다는 할머니는 아직도 얼굴에 소녀처럼 앳된 모습이 남아있으셔서 정말 보기 좋았고 친근했습니다. 곧 할머니와 몇 마디 대화를 하면서, 문화의 혜택이라고는 텔레비전이 고작이라는 말씀과 내년에도 꼭 오면 좋겠다는 말씀에 어르신들의 고독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은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업임을 봉사가 거듭 될수록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결론은 내가 다른 분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도움을 받아 이렇게 보람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내 기력이 허용하는 한 앞으로 조금도 흔들림과 게으름 피움 없이 더 한층 더 노력을 하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지난 12월 26일 황제가든에서 열린 “자원봉사자 감사의 날”행사 때 우리 악기 팀은 감사표창을 받았습니다. 이 상(賞)은 우리가 잘 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앞으로 좀 더 잘해 달라는 뜻으로 알고 기회가 되면 우리 모두는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기로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수고하신 우리 팀원들과 복지관 직원 여러분께 올 해도 더 파이팅 하자는 약속을 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여러분께 건강하시라고 고개를 숙입니다.
고맙습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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