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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積善) - 운명을 바꾸는 힘

2012년 12월 06일(목) 17:26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점촌1동이다. 하지만 주소 명으로 적을 때는 안마2길에 속한다. 대부분의 도시인들에게 동(洞)이 가지는 의미는 별반 깊게 다가오지 않는 듯하다.

그것은 오랜 세월동안 산과 강으로 사람의 삶을 가두어 자연스럽게 경계되어진 자연부락, 즉 읍면(邑面)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도시의 동(洞)은 건물과 도로로 나누어 생활의 연속성이 인접 동과 이어져 구분이 모호하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거주형태와 빈번한 이동 등은 동(洞)을 이웃의 개념으로 확대 정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해까지 ‘점촌1동산악회’의 등반 안내를 수년간 맡아왔었다. 주로 주민들이 회원인 그들과 산행을 하면서, 정체성이 모호했던 동(洞)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

기껏 주변 사람들만 이웃이라고 여겼던 내 안의 경계가 동(洞)이라는 공간으로 더 확장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더 많은 이웃과의 만남으로 서로를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웃인 성당 근처에 백발을 한 문화유적회의 권 회장님이 살고 있다.

그는 명퇴 후 가야금과 색소폰으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농현(弄絃)같은 삶을 가꾸고 있다. 더구나, 바로 앞집에 죽마고우와 평생지기의 인연으로 이웃하며 각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모가 원하는 것처럼 아들을 의대생으로 키운 금실 좋은 부부의 집 거실에 걸려 있는 글이 ‘적선지가(積善之家)는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 글처럼 이웃들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이다.

성덕아파트 뒷골목에서 미장원을 하며 틈틈이 산을 다니는 이가 있다. 우리 동의 통장이기도 하다. 작년 이때쯤이었다. 머리를 손질하던 그가,
“어떤 이웃 사람이 제게 쌀 열 포대를 주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했어요. 그래서 기쁘게 전해 주었어요.”

그 말을 하는 그의 얼굴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그에게서 착한일, 적선(積善)을 하고 즐거워하는 참된 마음이 엿보였다. 그뿐이 아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이 회장님도 수년간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 등을 나누어주고 있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동양학자이면서 칼럼리스트인 조용헌은 ‘운명을 바꾸는 여섯 가지’ 중에 가장 으뜸을 적선(積善) 이라고 했다. 선업(善業)을 쌓게 되면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강조하는 것도 이웃 사랑이다. 마가복음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였다. 불교의 경전인 반야심경 첫 머리에 ‘관자재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모든 괴로움을 여의었다.’라는 말이 있다. 이때의 바라밀다는 ‘사람들이 열반(涅槃)에 이르기 위해서 해야 할 여섯 가지의 수행’을 일컫는다.

그 여섯 가지 수행 중의 으뜸이 보시(布施)이다. 남에게 베푸는 선한 행위, 즉 적선이야 말로 우리가 열반에 이를 수 있는 가장 큰 수행인 것이다. 어쩌면 남에게 도움을 주는 적선이야말로 스스로를 돕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가지려는 마음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하지만 남을 도우려는 마음에는 채워지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를 에너지라고 부른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강해지고 당당해질 수 있다.

얼마 전, 바람결에 소식을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때에, 이번 주말부터 자신이 만든 도자기들을 금우문화재단에서 전시판매하여 그 수입금 모두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려는 이가 있다고 했다.

문경읍 갈평리에 있는 관음요의 미산 김선식이다. 그는 찻사발 축제 이후, 수익을 위한 작업은 하지 않고 오직 기부하기 위한 작품만을 만들어왔다고 했다. 횟수로 2회째이다. 그도 알고 있는 것일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결국 자신을 돕는 것임을.

오랫동안 점촌1동산악회의 회원들과 산을 오르내리면서 배운 지혜를 그는 심신산골에서 도자기를 빚으며 저리 내공을 쌓은 것이다. 적선(積善), 스스로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일이며, 운명을 바꾸는 힘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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