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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소묘(素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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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2일(월) 09:51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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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 (주)문경사랑 | | 일요일 오후 하늘재를 찾았다. 타박타박, 낙엽이 쌓여가는 옛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어갔다. 맞은편에 어린 여자아이를 앞세운 가족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 앞에, 작고 귀여운 앙증맞은 애완견이 총총히 걸어오는 것이었다. 우리를 보더니, 멈추어 서서 당황한 듯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러나 뒤에도 낯선 사람들이 보이자 어쩔 줄 모르는 것이었다.
아마도 마냥 앞서 길을 걷다가 주인과 떨어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가나 뒤로 가나 마찬가지라고 판단한 듯 이내 우리 쪽으로 다시 총총히 오는 것이다.
지나쳐 가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조금 전과 같은 상황이 생기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계속 발걸음을 총총거리고 있었다.
순간, 그 애완견이 귀여워 우리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속마음이 너무나 빤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무조건 앞으로만 가려는 그의 마음을 우리가 잠시 엿본 것이다. 작은 소통이었다.
하늘재는 신라 아달라왕(156년) 때에 개통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개이며, 이 길은 충북의 걷고 싶은 길, 10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충북 충주시 미륵사지와 연결된다. 오고가는 길이 한 시간 남짓이기에 가족과 연인, 친구들의 발길이 가볍게 닿는다. 우리 문경 쪽에서 걷게 되면 고려시대 미륵불과 석탑 등을 볼 수 있는 팁(Tip)이 주어지고, 충주 쪽에서 걷는 이들은 백두대간의 중심, 하늘재 마루에서 고즈넉이 산림욕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갖게 된다.
그리고 하늘재 가까운 왼편길 가에, 김연아 선수가 피겨 스케이팅에서 선보인 비엘만 자세, 즉 김연아 선수의 S라인 허리, 길게 쭉 뻗은 다리와 팔까지 닮았다고 해서 붙인 ‘연아를 닮은 나무‘를 볼 수 있다. 좀 더 내려가면 두 개의 나무가 하나의 몸이 되었다고 하여 ’하늘재 연리목 나무친구‘라는 예쁜 이름을 얻은 연리목을 볼 수 있다.
교통과 볼거리가 충주 쪽에 집중된 때문인 듯 미륵사지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같은 볼거리를 우리 곁에 두고 있음에도 이곳을 찾는 우리 지역의 사람들이 적은 듯 했다. 하늘재의 이 길은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같은 길이다. 하지만 하늘재가 우리 문경에 위치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라는 긍지가 적지 않기에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였다.
이 길은 높은 고개에 키 큰 나무들이 울울창창하고 길이 좁아 쉽게 하늘이 열려 있지 않다. 그래서 예로부터 ‘하늘 아래 첫 고개’ 또는 ‘하늘도 보이지 않는 고개’라 하여 하늘재라는 이름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길을 걷다보면, 굳었던 어깨가 풀어지고 닫혔던 생각들이 열려지며, 마음이 순해진다. 맑고 상쾌한 숲들이 우리들을 치유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리 청에서 KBS 라디오 FM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음악프로를 담당하는 김미라 작가의 강연이 있었다. 지청장과의 인연으로 값진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강연 뒤, 그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얻기도 하였다.
단아한 모습에 부드러우면서 편안한 음색을 지닌 작가는 ’세상을 바꾸는 또 하나의 힘, World Music'이라는 주제로 세계적인 음악들을 소개해주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 음악들이 남미와 남아프리카, 호주 등에 있는 어느 작은 지역의 원주민 등이 즐겨 부르던 곡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 원곡을 미국이나 유럽의 뮤지션들이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여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이 되었다고 한다.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른 페루의 민요인 ‘철새는 날아가고(El Condor Pasa)’는 물론, 쿠바의 부에나 비스타 쇼살 그룹의 노래들이 그들만의 작은 공간에서 즐겨 부른 음악들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에도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법칙이 통하게 되는 모양이다.
어쩌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은 소소하고 단순한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그것은 진실을 바탕으로 했을 때 빛나는 것이다. 지금의 이 작은 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작고 단순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어떤 가치를 찾아내어 좀 더 외부와 소통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늘재를 알게 될 것이다.
문득, 조금 전 애완견의 귀여웠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가 한껏 그를 보고 웃었던 것은 소소한 일이지만 그와 잠시 소통했기 때문이었다.
잠시 바람이 불어 길 위에 낙엽을 더한다. 하지만 아직 가을은 끝나지 않았다. 날은 저무는데 돌아가야 할 길은 더 남아 있다. 지금 이 하늘재의 맑은 기운이 우리를 보듬고자 하려는데.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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