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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물 101(2)

2012년 09월 28일(금) 15:15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곧 추석이다. 이제 거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활기가 넘칠 것이다. 골목에는 차들로 가득하고, 담장 너머로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황금색 들녘에는 곡식이 영글고, 오미자는 이미 붉다. 혹독한 태풍을 이겨낸 장한 사과들도 이내 볼을 붉히고 있다.

산에는 송이와 능이, 그리고 먹버섯과 밤버섯 등 여러 가지 버섯들로, 골골(谷谷)마다 가득하다.

포구(浦口)는 가을빛을 받아 반짝이며, 여름을 떠나보내고 심심한 듯 졸고 있다.

뜰 앞의 꽃들은 연한 갈색으로 바뀌어 가고, 텃밭에 심어진 호박은 지난 해 보다 크고 알차다. 예기치 않은 태풍이 지나간 사이 성큼, 가을이 찾아왔다. 한낮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다. 맑고 공활한 저 공간을 들여다보면 깊은 호수 같다. 가끔 흰 구름이 지나가면 호수엔 하얀 물고기로 그득하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하늘 호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가만히 보면, 가을은 조금씩 분주하게 뛰어가는 모양새이다. 한 해 수고한 결실을 거두려고 말이다. 그러나, 가을은 그 들뜬 마음을 잡아두려 하고 있다. 황금색 들녘이 풍요롭게 보이지만, 저 멀리 산들은 이미 푸르지 않다. 저녁 바람도 차가운지 오래다. 이렇듯 풍경은 가을을 연출하지만 조금씩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 매실이 익으면 썩기 시작하듯, 모든 것은 가을에 이르면 추석을 정점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음이다.

살펴보면, 우리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가을 뒤에 겨울이 오듯, 화려한 시절 다음에 쇠락의 시간들이 찾아온다는 사실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 절정의 시기 뒤에 찾아오는 쇠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는 추석을 맞이하면서, 이 풍요 뒤에 찾아올 곤궁을 미리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어떤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지역을 위해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점촌1동산악회를 이끌기도 하였다.

“돈을 벌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조금만 더 벌다 하지’ 라고 했는데 그게 정해진 기한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지요. ‘먹고 살수는 있는 지금이 남을 도울 때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남에게 알리지 않고 몇 년 전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미 절정의 시기에서 비켜있는 나이이지만, 이웃을 돕는 일에 있어서는 언제나 현역이다. 그 일에는 가을 같은 절정도, 쇠락의 겨울도 있을 수 없다. 다만 오직 할 뿐이다. 그게 그의 일, job이다.

‘아름다운 선물101’에서는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책 한권씩을 보내 주고 있다. 이 또한 마냥 할 뿐이다. 하지만, 해마다 함께 하는 분들의 도움이 적지 않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곧 추석이다. 과일은 저마다의 색으로 익어가고 들녘은 황금색으로 물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 때에 거두어 나누어 먹게 하지 않는다면 곧 썩어 버려지게 마련이다. 결국, 아무리 풍요롭다 하더라도 스스로 나누고 베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now& here), 스스로 가진 것을 나누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겨울의 곤궁함을 온전히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 가만히 물러나 앉아 있으면 겨울이 찾아와 우리에게 조용히 물을지도 모른다.
‘그 절정의 시기, 풍요로 넘쳐나던 그때에 너는 무엇을 하였는가.’라고 말이다.
나지막하지만 질책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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