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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012년 08월 07일(화) 13:51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당직 근무를 하면서 TV를 보았다. 유도경기였다. 서른네 살의 노장 선수가 자기보다 몸집이 훨씬 큰 외국선수들을 매회 넘어뜨리고 있었다. 그는 작은 체구이면서 업어치기 기술로 파죽지세로 상대선수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표정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날 아침, 뉴스에서 그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는 영상을 보았다. 쿠바선수를 연장전에서 안뒤축걸이라는 기술로 제압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뻗치며 기뻐하는 모습에서 그의 힘들었던 지난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내 눈을 끈 것은 그의 눈물과 환호만이 아니었다. 승자의 눈물과 환호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는 달랐다. 감독을 향해 달려가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화답하듯 감독은 그에게 맞절을 하였다.

나는 그날 아침 그 둘의 모습을 보고 어찌하지 못하였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왜였을까. 이제는 내 절을 기쁘게 받아 줄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기 때문이었을 까. 아니면, 지금의 그 큰 영광에 감사와 기쁨으로 보답할 수 있는 스승이 있는 그가 부러웠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그것들만으로 내가 흘린 눈물이 설명되지 않는 듯했다.

나는, 그날 그가 절하는 모습이 방송되는 TV를 반복해서 보았다. 그리고 내 눈물의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얼마 전, 아들이 집을 떠나 방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퇴근을 한 나를 보고 어머니가 말씀을 하셨다.

“걔가 집에 들어오더니, ‘할머니 잘 계셨어요.’ 하면서 느닷없이 절을 하더라. 우리 손자 착하다.”

그 말을 듣고, 이제 ‘아이가 철이 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왜 할머니에게 절을 했다는 말을 듣고 아이가 성인으로서 구색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절은 불교에서 염불과 참선 등 수행의 방편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하염없이 낮추는 하심(下心)의 마음을 담고 있기도 하다.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대어 스스로를 최대한 낮추는 반복된 행위로써, 마지막에 다시 고두례(叩頭禮)까지 하는 이 절 의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렇듯 종교로써 절은 서원이 담겨 있어 경건하면서 장엄하다 할 수 있다. 절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기도 하고, 원하는 바를 소망하는 기도이다.

우리들이 언제부터 어떤 연유에서 불교에서와 같은 절을 하게 되었는지는 사실 알 수 없다.

다만 이 절에는 공통된 인자가 있다. 그것은 상대방을 공경하는 마음과 자신을 낮추는 마음이다. 그래서 절은 스스로를 낮추어 상대방을 공경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은 스스로를 낮추어 겸손해 할 때 가장 순수하고 진실 된 마음을 나툴 수 있을 듯하다. 낮춤에서 공경과 감사의 마음이 우러나고, 배려와 베품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는 여유가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살펴보면, 그날 송대남 선수의 절을 보고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린 것은, 아마도 그의 모습에서 스스로를 낮추려는 마음, 인간의 가장 순수하고 정제된 마음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안에 그와 같은 잠재된 마음이 무의식 속에서 공감했기 때문인 듯하다.

아이의 절에서 그가 이제 스스로를 낮추어 공경하려는 마음을 지녔음을 알고 그의 성장에 감사하는 것이다.

올림픽도 이제 중반기로 접어들었다. 지금 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하기를 염원한다. 그리고 기쁨과 환호 속에서 지금의 영광에 감사하면서 스스로를 낮추어 공경하듯 스승과 부모에게 절을 하는, 제2의 송대남 선수를 다시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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