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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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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06일(금) 12:21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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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 (주)문경사랑 | “벌써 이곳에 와서 농사를 지은 지 10년이 넘었어.”
그가 감회에 젖은 듯 말한다. 하지만, 지난 10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가 이루어 놓은 터전 위에 지금 이루고자 하는 것들은 아직 더 멀리에 있다.
어쩌면, 그는 신기루를 좇는 낙타일지 모른다. 발은 땅을 딛고 있으면서 머리는 언제나 남들이 가지 않은, 가려고 하지 않는 세계를 꿈꾸는 탐험가이기도 하다.
동로 큰마을, 동네터 농원의 주인인 김규천, 그는 한 때 문경시청의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공직에 있으면서 다른 꿈을 좇고 있었다. 지금보다 산악환경이 열악한 그 때에, 그는 누구보다 앞선 산악인이었다. 그래서 우리 지역 산들에 관한 해박하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문경의 산’이라는 산행안내 책자를 저술하기도 하였다.
지금도 그 책은 우리 문경의 산들을 찾는 많은 산악인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공직을 떠나 산과 관련된 일들을 하면서도 그는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공직에 있으면서 산을 마음에 두었듯이, 산과 함께 있으면서 항상 고향 동로 큰마을의 논과 들, 그리고 산들을 잊지 않았다. 아니 그 이전부터 늘 고향집의 산수유나무가 그의 속 뜰에서 노란 꽃을 피고, 빨간 열매를 여물게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홀연히 고향으로 돌아와 고향 집 뜰에 있는 큰 산수유나무를 껴안았다.
“우리 아이가 중학교 때, 아들에게 농사짓고 사는 게 어떠냐고 물었어. 십오년 전이었지. 아이는 다음 해 농고로 진학했고 이어서 농대를 졸업했지. 지금 둘째 아들도 같이 농사를 짓고 있어.”
그가 지금 수 천 평의 밭에 오미자와 사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이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있었기에 가능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는 천생 농부였다. 그러면서 늘 지금 있는 곳에서 먼 곳을 바라보며 꿈을 꾸는 사내이기도 하다.
얼마 전, 그로부터 전화가 왔다. ‘KBS, 6시 내고향’에 자신이 운영하는 ‘동네터 농원’이 방영이 되니 주위 사람들과 함께 보라는 것이었다.
그랬다. 맥주였다. 귀농하면서 만든 화장실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로 인정받은 것도, 그의 집과 사무실 벽을 온통 에워싸고 있는 것이 책이라는 사실도, 농원 입구에 100여년이 넘는 초가집이 농원의 트레이드마크라는 것도 지금 이 맥주에 비길 바가 아니었다.
이제, 그가 문경을 대표하는 오미자로 만든 맥주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단순히 지역의 농사꾼으로서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농원을 넘어서는 소규모 기업의 CEO가 되겠다는 서원(誓願)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가 권하는 맥주에서 오미(五味)와 함께 그의 열정이 배어 있는 듯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일본과 유럽처럼 소규모 기업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맛의 맥주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그의 뜻이 이루어지길 나도 소망했다.
튼실한 장닭 한 마리가 암탉 세 마리를 훠이훠이 이끌고 가는 마당을 그와 함께 걷다가 문득, 나무기둥에 붙은 주련(柱聯)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송하문동자 松下問童子 언사채약거 言師採藥去
지재차산중 只在此山中 운심부지처 雲深不知處
당나라 가도라는 사람이 지은 시로,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께서는 약초를 캐려 가셨는데, 이 산중에 있긴 하나 구름이 깊어 간 곳을 알 수가 없다.’ 라는 풀이이다.
그랬다. 지금 이 동네터 농원에서 함께 있으나, 그라는 사람이 구름처럼 깊어서 그가 마음 둔 곳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금 나 또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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