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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빚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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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금) 17:16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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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 주간문경 | | “… 물이 튀어요~”
마침 화단에 물을 주던 중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마스크를 벗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서양화가 노미해 작가였다. 이층의 갤러리『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안에서 보는 미술관 거리’전(展)이 열리는 중이었다. 문경시미술협회 회원 12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에 ‘기억의 잔상’이라는 작품을 출품하여 관람객들로부터 적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친환경예술협회 초대작가로서 자신만의 색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리 지역의 중견작가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그녀는 점촌1동 행정복지센터 주관으로 골목 벽에 그림을 그리던 중으로 갑자기 물이 튀어서 들어왔다는 것이다.
작가와 같이 밖으로 나가 보았다.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과 바로 마주하는 벽이었다. 마침 다른 작가도 작업 중에 있었다. 그녀는 그 작가가 장개원 경산시 미술협회 회장이라고 귀띔했다. 그녀에게 맞은 편 벽면도 작업하는지를 물었다. 그곳은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의 외벽이었다. 그렇다고 했다.
사실, 이 벽은 여러 가지 궁리 중이었다. 작년에 조성된 점촌1동 미술관거리의 벽화들이 미술관에 전시된 액자 형태의 규격화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벽면은 자유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차별화할 수 있으면 했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 작가들이 함께 자신만의 표현과 다양한 주제의 그림을 벽 전체에 담았으면 하는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특정 작가의 작품이지만 뒤로 물러서 전체를 보면, 어떤 이야기를 전하는 듯한 그래서 아름다운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그림 말이다. 그것은 각각의 색깔이면서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내는 무지개에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햇볕이 따가운데 잠시, 차 한잔 하시죠~”
봄이지만 햇볕이 부담스러운 오후이기도 해서 작가들에게 잠시 쉴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다른 작가와 인사를 나누었다. 장개원 작가는 경상북도미술협회 부회장을 겸직하면서 함창읍이 고향이라고 했다. 우리 지역이 다소 낯설 수 있는 그에게 잠시 미술관거리 조성 1주년 기획전의 배경과 점촌(店村)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설명했다. 점촌이 옹기를 팔던 점방(店房)이 많이 있었던 곳이라는 설명을 듣던 그가 감탄하듯 말했다.
“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의 작품의 소재도 도자기인데 우연이 아니네요….”
그러면서 그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그림을 찾아 보여주었다. 오래된 낡은 찻사발 위에 풍경처럼 아담한 집과 나무 그리고 숲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었다. 어떤 잊혀진 기억이 떠오르는 듯했다. 작가는 그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작가는 엄마가 낡은 찻사발 안에 무언가를 소중하게 담아 두는 것을 늘 보며 자랐다. 소년은 그것이 엄마가 가장 아끼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날, 찻사발 안에 엄마가 평소 사용하던 바늘과 실 등 단순한 생활용품들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 크게 실망했다.
십수 년이 흐른 어느 날, 이사를 하기 위해 집안을 정리하다가 그때의 찻사발을 발견했다. 그리고 찻사발 안에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소중한 것들이 사실은 엄마에 대한 사랑과 행복 그리고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작가는 이를 소재로 그림을 그려 지금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
지금, ‘기억을 빚는 그릇’이라는 작가의 그 작품은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의 벽면에서 주민들과 그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마침, 2026 문경찻사발축제가 열리는 중이다. 작가의 기억으로 빚은 저 그릇과 함께 우리 문경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되살려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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