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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인간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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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9일(수) 09:32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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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
정부 업무(부처) 평가위원 | ⓒ 주간문경 | | 영국의 유서 깊은 대형 출판사인 페이버 앤 페이버(Faber & Faber)가 최근 발행되는 서적에 ‘인간이 씀(Human Written)’이라는 표기를 명시하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는 리포트를 작성할 때 학생들이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것은 다반사가 되었다.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닌 누구가 쓰는데, 티 안 내게 쓰는 게 관건이 되어 버렸다.
거의 동일한 표현의 리포트에 AI가 잘 쓰는 표현인 ‘의심의 여지 없이’ ‘핵심만 정리해 드리면’ ‘새로운 지평’ ‘심층적인 통찰’ 등 이러한 표현이 눈에 띄면, 교수들은 리포트를 파일로 제출하게 해, AI 카피 인지를 검증해주는 대표적인 AI 탐지 서비스인 GPT 킬러(Killer)나 AI 작성 확률을 퍼센트로 보여 주는 GPTZero를 사용하여 밝혀낸다.
학위논문 작성에는 첫 단계인 자료 조사 단계에서는 SciSpace라는 AI 툴이 내 주제와 관련된 핵심 논문을 찾아주고, 요약본까지 챙겨 준다. 내가 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1980년대 후반에 인터넷도 민간이 사용하기 전에는 국립 중앙도서관이나 국회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고 복사하기 위해 근 한 달을 출근하듯이 매일을 다녔다.
2단계 초안 단계에서는 Jenni AI를 켜두고 문장 추천을 받으면 빠르게 초안을 채워 나간다. 자동 완성 기능이 달린 워드 프로세서이다. 문장을 쓰다가 막히면 Tab(탭) 키만 누르면 AI가 문맥을 파악해서 쉬지 않고 기가 막히게 문장을 만들어 준다. 참고 문헌도 내 라이브러리에 있는 논문을 찾아서 자동으로 인용까지 해준다.
막히거나 더 좋은 내용이 없을까 싶을 때는 ChatGPT에게 아이디어를 물어 보고, 최종 점검 단계에서는 다 쓴 글을 Paperpal AI에 넣어 논문의 문장을 다듬는다. 최종 제출 전 GPTZero에 표절 이슈를 체크하면 논문이 완성된다.
대학 시험에서는 AI 안경을 쓰면 ‘컨닝’ 수준을 넘어 실시간 정답 확인까지 가능하니, 이제는 기존의 시험 제도로는 학생들의 공정한 성적을 매길 수가 없다. 안경의 디자인이 일반 안경에 가깝게 만들어지니, 많은 인원이 시험을 칠 때 제대로 된 감독도 불가능하고, 이는 중국, 일본, 우리나라에서 벌써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전문가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AI가 만든 음악이 전문가가 만든 음악인지 구별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지난 3월 말에는 유튜브에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을 사칭한 인공지능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하면서, 이국종 교수의 사진을 걸어놓고, 하루 간격으로 영상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개설 일주일 만에 4만 명이 넘는 구독자와 100만이 넘는 구독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영상의 상당수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잘못된 상식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상 편집이 노년층이 사람으로 속기 쉬운 형태로 되어있어, ‘우연히 교수님의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앞으로 유익한 정보를 기대하겠다’는 등의 댓글을 접하게 된다.
사람과 AI가 하는 일이 구별이 안 되고, AI가 우리의 일상을 차지하는 2026년의 흐름에 이제는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최초의 세대’가 우리들이 되었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고, 능력 있는 AI가 등장하면서 이제는 오히려 사람 쪽이 진짜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 핵심 개념이 인간 증명(Proof of human)이다. 사용자가 개인정보나 신원을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여러 방법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방식이 홍채 인식 디바이스 ‘오브(Orb)’이다.
오브는 은빛 구 형태의 휴대용 홍채 스캔 장치이다. 사용자가 오브 앞에서 홍채를 스캔하면, 이 정보는 수치 코드로 변환되어 월드 ID에 발급된다. 월드 ID는 디지털 신원 증명으로 사용자가 여러 온라인 서비스에서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할 때 활용할 수 있다. 홍채가 생체 인증 수단으로 선택한 이유는 지문이나 얼굴보다 위조가 어렵고, 각 개인마다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신문의 칼럼도 주제와 형식만 AI에게 제시하면 그럴듯하게 써 주는 세상, 이 칼럼은 제가 쓴 것임을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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