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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딸들에게

2012년 04월 17일(화) 09:52 [주간문경]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우리들 삶에는 두 가지 큰 일이(大事)있습니다. 첫 번째는 혼례(婚禮)요 두 번째는 상례喪禮)다. 인생살이의 시작과 끝인 동시에 누구나 거쳐 가야 하는 필수코스입니다. 그 중에서도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하였습니다.

인생살이에서 어느 것 보다 가장 비중이 커고 자손을 번창 시키고 대를 이어가는 일이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결혼은 중매와 연애로 맺어지는데 작금에 와서는 중매 보다는 저희들끼리 짝을 짓는 연애결혼이 대세입니다.

거기다 외국처녀와 혼인을 성사시키는 전문 알선 업체까지 성업 중이고 보면 결혼 문화도 시대에 따라 많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요새는 결혼 연령이 높아져서 처녀 나이가 30이 넘어도 흉댈게 없습니다마는 몇 십 년 전 만해도 27세를 넘어서면 꽃이 지는 처녀라 하여 혼처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집안에 과년한 딸이 있으면 그 부모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연애를 해서 제 짝을 찾아오면 좋겠는데 그 또한 흉인 시대이고 보면 애간장만 탔습니다. 세월이 좋아진 것인지 잘 못 된 것인지는 몰라도 요새야 개인적인 시대이고 보니, 결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란 말과 생각 때문에 부모고 자식이고 너무 무감각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없습니다.

옛말에 “딸은 높게 보내고 며느리는 낮추어 본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 이면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묘한 뜻이 담긴 말이라 짐작해 봅니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란 말이 있듯이 자식을 키워보면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맏이는 첫정이라 소중하고 온갖 좋다는 것을 다해 주는 특혜를 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둘째 셋째들은 맏이에 비하면 특혜는커녕 관심도 많이 뒤집니다. 그런데 막내는 맏이만큼은 아니지만 아련하고 애틋한 사랑은 독차지하고 자라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막내딸은 업어주면서 키웠습니다. 제 오빠나 언니는 한 번도 업어준 기억이 없지만 막내는 제 손길을 많이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막내라 그런지 버릇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자식들을 다 혼인 시키고 나면 좀 편할 줄 알았는데 그 것도 잠시 친손 외손들이 태어나기 시작 하면서 부모의 신세는“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시조의 한 구절과 같습니다.

어느 어머니는 첫 외손자를 키워주고 있는데, 딸이 둘째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쁜 마음 보다는 또 키워야 하는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보니 한 편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결혼을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이 요즈음 부모들인 것 같습니다.

딸들은 출산을 하며는 제 집으로 갈 것이지 친정으로 쪼르르 와서는 백호야 하고 드러누워서 제 어미를 종(從)부리듯 하니 참으로 기가 찹니다. 거기다 제 식구 찾아서 백년객인 사위까지 디리밀고 들어오니 그 시중까지 다 들어주어야 하는데, 딸 가진 죄인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기도 합니다.

손주들은 보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말을 세상에 자식들은 새겨들었으면 합니다. 허리가 휘도록 내 자식 키웠으면 그만이지 늘그막에 쉬어야 될 나이에 손주들까지 키우느라 아플 겨를도 없다는 말이 엄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죽을 때까지 자식들 뒷바라지에 골몰하는 고충을 자식들도 나중에 늙어보면 알란가 모르겠네요. 힘들고 속상할 때는 잠시이고 하루가 다르게 커는 아이의 재롱을 보면 내가 언제 그랬느냐 싶을 정도로 손주들 사랑이 지극합니다.

내 자식 보다 더 사랑스러운 게 손자손녀들이고 보면 내리 사랑의 정이 더 진하기만 합니다. “아들을 놓으면 리어카를 타고 딸을 놓으면 비행기를 탄다.”는 말이 있는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좋겠다는 이야기를 어느 연수회에서 들었는데 그 말이 맡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며느리보다는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마음도 편한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며느리도 딸만큼 만만하지를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딸들에게 가장 큰 빽은 친정일진데 그런 친정이 외손들 돌보느라 죽을 지경이오. 하하하.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서, 그리고 직장인으로 1인 4역의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하는 세상의 딸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를 빌어봅니다. 고맙습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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