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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림, 그에게 나무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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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3월 02일(금) 12:12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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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 (주)문경사랑 | 예림은 나와 갑장(甲長)이다. 그래서 친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나이이지만 서로 말을 놓지는 않는다.
그와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생각하는 바가 같아 간혹 그가 나인 듯 내가 그인 듯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주변에 나이가 많은 이들이 즐겨 찾아 그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어 사실 선뜻 친구라고 내세우기가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애써 내세우고 싶지도 않다.
둘이서 차를 마시거나 술을 한잔하게 되더라도, 서로 동갑(同甲)임을 인정하면서 정작 친구라 하지도 않고 친구하자고도 않는다.
그것이 우리가 닮은 점이기도 하다. 나 또한 나이가 같다고 하여 처음부터 친구하자면서 바로 말을 터놓는 배짱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친구들 중에 처음 존대를 하고 상대방의 생각과 성격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말을 터게 되어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쩌면, 친구는 자연스럽게 익어가는 맛깔스런 된장 같은 사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효과정을 지나서 어느 때 숙성된 맛을 본 뒤에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구수한 된장 같은 사람, 그것이 친구가 아닌가 싶다. 나는 예림에게서 그런 익어가는 된장의 맛을 보고 있는 중이다.
큰 키에 긴 얼굴, 애써 다듬지 않은 머리, 코에 걸쳐 얹은 듯한 안경, 그 너머에 있는 작지만 선량해 보이는 눈. 그러나, 그를 특정 짓는 단어는 나무이다.
그는 톱으로 나무를 썰어 끌로써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작품을 이끌어내는 목공예 작가이다.
수 십 년이 넘는 열정으로 지금, 그가 만든 다탁(茶卓)과 작품들을 찾는 눈 밝은 이들이 대구와 서울, 부산 등지에 적지 않다.
이미 서울 인사동에서 몇 차례 전시회도 가졌고, ‘문경찻사발축제’에도 참가하여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메니아들이 여럿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다실을 가지고 있는 차인들 중에 그의 붉은 빛이 은은한 소나무 다탁과 목공예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어느 날, 안해와 함께 그의 다실을 찾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따뜻한 보이차 쑥차를 마시고 바닥에 진열된 소나무와 대추나무 그리고 박달나무와 느티나무 등으로 만든 다탁들을 보았다. 한결같이 나무의 결과 색이 그대로 드러난 꾸미지 않는 모습들이 정겨웠다. 그리고 죽은 나무에서 이렇듯 살아있는 작품으로 바꾸어 놓는 그의 솜씨에 새삼 감탄했다.
문득, 왼쪽 장식대 위에 예전에 보이지 않던 목병(木甁)과 목배(木杯)가 보였다. 소나무 관솔로 만든 술병과 술잔이었다.
“저걸로 술을 마시면, 솔향이 엄청나겠는데요.”
느닷없는 말에, 예림은 목병을 가지고 와서는,
“그럼, 한잔 할까요.”라고 걸림 없이 웃는다. 이렇듯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그의 본성이다.
어느 때였다. 나그네가 길을 묻듯, 그에게 나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나무를 대하며 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 궁금하였던 것이다.
“나무는 자연이에요.” 간결했다.
나무는 자연의 한 부분이고 나무가 살면서 드러내고자 하는 것도 자연이기 때문에 자신은 다만 나무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기교도 없다. 기름도 먹이지 않는다. 오직 그 나무가 살아온 결 그대로를 드러내줄려고 할 뿐 기계톱과 끌 등 장비는 최소한에 그칠 뿐이다.
최고의 연주가는 악기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람이듯이, 훌륭한 목공예가는 나무가 지닌 스스로의 결과 색과 모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예림은 훌륭한 목공예가임이 틀림없다.
곧 4월이 되면 우리 지역에서 ‘문경찻사발축제’가 열린다. 아직 봄이 다가오지 않았음에도 축제를 기다리는 이유는 그와 같이 자연을 닮은 작품들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참, 예림은 그의 이름이 아니다. 그는 목원 박동수이며 예림이라는 이름으로 목공예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예림이라고 부르고 있다. 나도 왠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부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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