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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사람들

2011년 11월 01일(화) 09:22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일요일 늦은 저녁, 다시 멀리 있는 강릉의 보금자리를 찾았다. 방을 따뜻하게 하고 자리에 앉아 피곤한 몸에게 휴식을 주었다.

그렇게 밤이 익어 가면 관사 여기저기에서 문을 열고 닫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멀리 부산과 대구, 원주와 인천 그리고 서울 등지에서 휴일을 보낸 사람들이 다시 이곳을 찾아오는 것이다.

가족들과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떠나온 그들의 마음들이, 늦은 밤 숙소의 작은 공간을 울리는 저 문 여닫는 소리에 담겨 있는 듯 했다.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는 옆방의 직원도 방금 들어온 듯, 인기척이 들려온다. 지난 해, 직원의 잘못된 일 처리로 서울에서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나이에 삶의 고단함까지 더하여 힘들어 할 그가 안쓰럽다. 다른 근무지에 있을 때도,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지켜보았기에 그의 아픔이 느껴지는 것이다.

언젠가 퇴근 후, 그에게 저녁 산책을 청해야겠다. 그러면 주름진 눈가에 더 주름이 늘면서 어린아이 같은 웃음을 지을 것이다.

문득, 얼마 전 당직을 함께 했던 이십대 중반의 젊은 직원의 얼굴이 떠올랐다. 집이 경기도 고양이라고 했다.

첫 발령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젊음처럼 도드라져 보였다. 남자다운 외모와 좋은 체격을 가진 그에게 여러 번 덕담을 건넸더니 마냥 쑥스러워 하면서 예기치 않은 말을 하는 것이다.

“작년에 콩팥을 아버지에게 떼어드렸어요.”

무슨 말인가 하여 고개를 들고 바라보자, 속 이야기를 풀어 내놓는다.

지난 해 소방공무원인 아버지가 병원에서 신부전증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비록 공무원시험 공부를 하던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건강한 신장 일부를 기증하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큰일을 남의 이야기하듯이 하는 그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이미 가족 사이의 장기이식에 관한 여러 사례들은 언론보도를 통해 접하였지만, 직접 그 당사자를 만나니 묘한 기분이 들면서, 그가 너무나 장해보였다.

누구나 그런 처지에 있게 되면 그런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린 나이에도 당당히 자신의 장기를 기증한 용기와 착한 마음에 경외감이 들었다.

“아버지는 지금 건강하시고 가족들 모두 제게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의 당당한 결정으로 가정에는 행복이 찾아왔고, 그 또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영광까지 얻은 것이다.

방금, 현관입구에 있는 방의 문 여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산에 있는 여직원이다. 올 봄에 승진을 하여 이곳에 왔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 다녀온다더니 이제 도착한 듯하다. 윗층에는 또 다른 여직원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해 첫 발령을 받은 이십대 후반의 그녀는 대구가 집이다.

봄을 두 번 나면서도 계속 이곳에 근무하여 여러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다.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결혼을 발표했다.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는 시인을 꿈꾸는 삼십대 초반의 직원이었다. 깨끗한 얼굴에 홍조를 머금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먼 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든 선남선녀들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 빈다.

늦은 밤, 이렇게 생활의 보금자리를 찾아 드는 그들에게서 고단한 휴일의 끝을 위로받는다. 다시 내일이면, 연못가 부들처럼 꼿꼿이 서 있는 모습으로 자기 자리에서 한 주일을 보내겠지만, 지금의 그들은 여린 갈대 같은 사람들이다. 자상한 아버지이며 남편이고, 선(善)한 아들과 딸들인 우리네 모습이다.

밤이 깊다. 내일 저녁은 누구와 함께 자리를 같이 할까. 안해가 정성스레 마련해준 먹거리로 그들 중 누군가와 따뜻한 식사를 같이 하고 싶다.

어디선가 문 여닫는 소리가 또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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