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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내게 준 神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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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09일(화) 10:44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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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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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문경사랑 | | 옛날에는 이름도 모르던 병들이 요새는 성인병이란 이름으로 우리들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배가 나온 사람을 보면 부러워했고 사장님이라 불렀습니다. 사장이 되어야 먹는 것을 재대로 먹을 수 있으니 배도 나오고 거드름도 피울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이야 먹을거리가 지천(地天)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소아비만 아동이 늘어나고, 어른들은 복부비만으로 오는 후천성 병들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먹는데 돈 들어가고 빼는데 또 돈이 들어가는 악 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거친 음식은 내 던지고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만 선호하고 특히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지다 보니 비만과 함께 운동량이 부족하여 스스로 병을 불러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거기다가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만병의 블랙홀이 되어 병원마다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중년에 건강을 돌보지 못한 것이 불치의 병이라 일컫는 당뇨병이 몸 한 구석에 자리 잡는 줄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공무원 신체검사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당뇨병과 함께 해온지 올 해로 벌써 12년이 되었습니다. 초기 2년은 무슨 병인지도 몰랐고 의사가 약을 복용하라고 해서 그냥 시키는대로 먹기만 했습니다.
감기처럼 약을 먹으면 곧 회복되는 줄 알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병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니 음식을 가려 먹을 줄도 몰랐고 운동의 중요성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2년이 지나고 다시 공무원 신체검사를 받고 당뇨병이 더 악화된 것을 알았고 당뇨병은 약으로 고쳐지는 병이 아님을 비로소 처음 알았습니다.
당뇨는 치료하는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인 것을 처음 알고는 심적인 부담이 참 많았습니다. 식이요법에서부터 알맞은 운동까지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당뇨병 관리의 최선책임을 알았습니다.
병치고 좋은 병이 어디 있고 나쁜 병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당뇨라는 병은 음식을 재대로 먹을 수 없으니 환자나 가족이나 이만저만 고생이 아닌 것입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스스로 이겨야만 당뇨라는 병을 제압할 수 있으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당뇨와의 싸움은 쉴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그 고단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한탄하기도 하고, 지향 없는 서러움에 한 숨도 지었습니다. 왜? 나한테 몹쓸 병이 왔는지 원망도 하였습니다.
“잘되면 제 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이다.” 라는 말과 같이 처음에는 당뇨병을 인정하기 싫어서 속앓이도 많이 하였고 비관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러나 누굴 원망하겠어요. 원망한들 병이 물러가는 것도 아니라서, 스스로 마음을 고쳐먹고 내게 찾아 온 당뇨를 손님으로 인정하고, 나는 이 당뇨병이 내게 주신 신(神)의 선물이라고 생각을 수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자율적으로 공부하지 못하는 열등생에게 매일매일 숙제를 내주는 선생님처럼 내 게으른 성격을 잘 알고 계시는 神께서 평생 동안 먹고 마시는 일에 지나치지 말고 절제하라고 숙제를 내주신 것이라는 긍정의 삶을 살기로 생각하였습니다.
일찍이 중국 원나라 시절 묘협(妙協) 스님도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다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고 하셨느니라. '병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되라’는 말도 있습니다.
내가 당뇨에 걸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주는 뜻을 찾아내어 더 조심하고, 더 살피고, 더 절제하면서 산다면, 고통스런 병고가 오히려 다시없는 삶의 양약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도 은연중에 느끼기도 했습니다.
神이 준 선물을 잘 보듬고 관리하다 보니, 이제는 병원에 가도 약 처방전도 주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당뇨! 이길 수 있습니다. 길 위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 당뇨병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걷습니다. 만보를 걷습니다. 콧노래 부르며 즐겁게 걷습니다. 이 것이 당뇨를 이기는 명약입니다.
허리띠에 만보기와 라디오를 차고 오늘도 운동화 끈 졸라매고 매봉산으로 대조 못가로 시민 운동장으로 걸음을 옮겨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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