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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은 다시 하늘로 돌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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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0일(화) 17:32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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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 (주)문경사랑 | | 며칠 전이었다.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그는 전시장을 찾고 있었다. 그에게 이 층의 전시장을 안내했다. 얼마 후 아래층으로 내려온 그는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혹시, 이 책을 구입할 수 있을까요?”
가만히 보니, 그 책은 2016년도에 펴낸 지역인문학도서 「문경도처유상수」였다.
문경도처유상수는 그 무렵까지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신문「주간문경」의 ‘창(窓)이 있는 덕승재’에 실린 몇십 편의 칼럼들을 선별하여 지은 책이다.
그때 적지않은 이들의 도움으로 책을 만들 수 있었다. 책의 서문은 우리나라 대표적 중견 시조 작가인 권갑하 시인이, 표지 그림은 제룡사회복지법인 대표인 소촌 박인원 전 문경시장의 소장 작품(심천 이상배 작(作) ‘새재’)이었다. 글씨는 「문화공감-소창다명」의 현한근 대표가 직접 써주었다. 책은 주위의 도움으로 거의 판매되었었다. 그때의 책 한 권이 이 층 서고에 있었던 것이다.
문경도처유상수에는 지역의 대표적인 자연경관과 명소 그리고 문화재와 관련된 글 47편이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그 가운데에 봉암사 적조탑비에 대한 소고(小考)도 올려놓았다.
최근에 안해로부터 몇 권의 책을 받았다. 대부분 유홍준 교수가 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였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부제가 ‘산사순례’였다. 유홍준 교수는 책의 서두에서 “우리나라는 산사(山寺)의 나라다”라고 정의했다.
그 예로 우리나라의 산사 7곳이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음을 제시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산사 18곳을 선정해서 위의 책을 내었던 것이다. 책을 펼치니, 눈에 들어오는 산사의 이름이 있었다. ‘문경봉암사’ 였다.
부제는 ‘별들은 하늘나라로 되돌아가고’ 였다. 사실, 문경도처유상수에 실었던 봉암사에 대한 소고(小考)의 원전은 유홍준 교수의 저 글이었다.
저자(著者)는 다른 산사와 대별하여 봉암사의 자리앉음새에 주목하였다. 봉암사를 창건한 신라하대의 지증대사(智證大師)는 처음 산과 땅의 모양을 살펴보고 탄식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가 절이 되지 않으면 도적의 소굴이 될 것이다.”
문경새재의 오른쪽에 위치한 희양산 봉암사는 나라가 위태해질 때마다 그 영향을 적지않게 받아왔다. 지증대사의 저 단언처럼 세가 흥할 때는 절이 번창하였지만, 어지러운 지경에는 어김없이 도적의 소굴이 되었고 폐허가 되었었다.
최치원은 지증대사가 입적한 후, 왕명에 의하여 8년만에 비문(碑文)을 지었다. 그것이 최치원이 지은 사산비명(四山碑銘) 중 하나인 유명한 지증대사비다.
유홍준 교수는 최치원의 글을 이렇게 표현했다.
“글의 구성은 도도한 강물의 흐름처럼 막힘이 없고 이미지의 구사는 그 스케일이 클 뿐 아니라 비유와 비약이 능란하여 낭만적 과장을 엿보게도 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비명의 한 문장을 소개하면 이렇다.
“오호라! 별들은 하늘나라로 되돌아가고 달은 큰 바다로 빠졌다.”
어쩌면, 이와같이 능란한 비유와 비약 그리고 큰 스케일, 낭만적 과장을 엿보는 표현이 또 있을까 한다. 문경도처유상수의 봉암사 편에서도 이와 같은 소회를 적었었다. 이처럼 옛사람들의 글솜씨와 표현력은 지금의 우리와 비교하여 다른 바가 적지 않은 듯 하다.
“그때에도 제가 연락을 해서 책을 구입하고자 했었는데…. 지금 보게 되었네요.”
그는 다시 한번 책을 갖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몇 권 남지 않은 책이었지만 그에게 책을 건넸다.
문득, 그동안 써왔던 글들을 모아 다시 책을 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치원의 저 능란한 비약과 낭만적 과장이 깃든 “별들은 하늘나라로 다시 돌아오듯”의 표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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