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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상인들이 변해야 살아난다

2010년 06월 27일 [주간문경]

 

ⓒ (주)문경사랑

문경시가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희망근로상품권으로 물건을 살 경우 10%를 깍아주는 할인행사를 가지고 있다.

 행사를 마련한 당국으로서는 재래시장을 살리고 살림이 넉넉치 않은 희망근로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싼값에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겠지만 결과는 그리 나타날 것 같지 않다.

 우선 희망근로자들이 대부분 읍면동에 있는데다 전체 인원과 금액도 270여명에 1억5천여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술 밥에 배 안부르 듯 이렇게 작은 행사로 침체된 재래시장이 확 살아날 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사가 재래시장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에서 권장사항으로 희망근로상품권을 재래시장 활성화에 쓰라는 지침을 각 시군에 내려보냈고 문경시도 중앙시장 상가번영회와 협의해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것이 배경이다.

 정부와 문경시는 그동안 죽은(?)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갖 묘수를 동원해 처방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판단할 때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적합하다.

 중앙시장, 신흥시장 등 점촌시내 재래시장과 문경읍, 가은읍 등의 5일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문경시는 그동안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자했다.

 상가현대화를 위해 비싼 돈을 들여 아케이드 시설을 해주고 화장실, 주차장은 물론, 건물 도색까지 해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상품권 수십억원어치를 발행해 공무원들이나 문경시와 관계된 업체 직원들에게 떠맡기다시피 구입하도록 했다.

 20억원을 들여 만든 문경슈퍼마켓협동조합 물류센터도 일부이기는 하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의 물류비용을 줄이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또 새마을지도자협의회도 중앙시장 이용하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재래시장 활성화 운동 펼치기도 했고, 문경 YMCA 등도 범시민 지역경제살리기 운동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하는 등 팔을 걷고 나서기도 했다.

 10년 넘게 적지 않은 돈과 힘을 들였지만 재래시장이 살아났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시장 살리기에 주민 참여가 부족한 탓이다.

 주민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재래시장 살리기 운동은 결국 일회성에 그치거나 '언 발에 오줌누기'식이 된다.

 주민들을 재래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상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먼저 상인들 스스로 자치단체에서 해주기만 바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대형 할인점이나 큰 슈퍼마켓도 살아남기 위해 계절마다 이벤트를 벌이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짜내는 판에 가뜩이나 경쟁력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자발적인 이벤트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희망근로 상품권 할인 행사도 이런 차원에서 보면 재래시장 살리기에는 전혀 약발이 없을 것이 뻔하다.

 문경시민들은 재래시장 살리기라는 말을 들으면 “시장 상인들치고 부자 아닌 사람, 돈 못버는 사람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라는 말에 상당수 동의한다.

 자기들은 전혀 땀 흘리지 않고 정부에서 도와주기만 바라고 있는 재래시장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붇지 말라는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상인들이 모를리 없다.

 일부 상인이기는 하지만 “나는 재래시장 환경개선 안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없다”는 식의 철저히 이기주의적인 사고만 버려도 재래시장은 살아날지 모른다.

상인은 손님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본업인 사람이다.

손님이 가게에 오게 만들어야 시장이 살아나고 상인도 덕분에 먹고 산다.

재래시장 살리기에 정부가 나서는 것은 재래시장이 곧 지역경제의 밑바탕이고 서민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이지만 상인들의 태도가 계속 손만 벌리는 것에 그친다면 정부도 더 이상 돌봐줄 필요를 못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시민들도 더 편한 대형 마트나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릴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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