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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기행

2011년 12월 09일 [주간문경]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주머니 속 휴대폰에 메시지 도착 신호음이 유난히 경쾌하게 들린다.

“달빛기행 희망자 17시30분 까지 시청 마당으로 오세요.”

미리 예정되어 있었든 일이지만 메시지를 보니 기분이 한층 더 업 되었습니다.

작은 배낭에다 과일 몇 개 사탕 몇 알, 그리고 술 한 병을 넣어서 등에 지고 시청 마당으로 갔습니다. 벌써 여러분들이 와 있다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세 대의 자동차는 어둠속을 달려 저녁 18시15분에 관문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일행은 새삼스레 악수를 하고 정담을 나누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음을 빨리하였는데, 선두인 저와 정식이 아제를 따라 잡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서 걸음을 조금 늦추어서 걸었습니다.

싸늘한 밤바람 속에는 솔의 은은한 향이 몸 구서구석에 쌓여있든 불순물들을 말끔히 청소하여 새롭고 신선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등에는 땀이 촉촉이 베어들고 맥박의 고동 소리도 제법 리듬을 맞추고 다리는 저절로 제 갈 길을 힘차게 나아갔습니다.

“좀 쉬었다 갑시다. 저 사람들이 못 따라옵니다.”

우리는 쉬는 사이에 방광의 무거움을 해소시켜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老松가지에 걸린 달이 얼마나 밝고 신비로운지 감탄사를 연발하였습니다.

이태백이가 놀았다는 저 달이 오늘따라 더 밝고 크게 보이는 연유는 무엇일까요?

달빛에 비치는 계곡의 옥수는 수정처럼 맑아 보이고 이따금 울어주는 부엉이 울음소리는 어둠을 더욱 짙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일먼저 2관문에 도착하여 땀을 훔치고 있는데 뒤따라오든 일행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습니다. 가져온 음식들을 평상위에다 펼쳐 놓는데 여느 잔치 집 같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달 보러 왔어, 먹으러왔어 우짼놈의 음식을 이렇게나 가져왔을까?”

“과메기도 있는데요. 이 거 누가 가져왔어요?”

“어라 곶감도 있네, 일로 불 좀 비춰봐 이건 뭐라? 앗 뜨거 손 디따.”

“하하하 먹는 거 밝히다 꼬시다. 하하하” 입이 달린 사람은 모두 한 마디씩 노변정담(爐邊情談)으로 관문 안은 떠들썩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술 종류를 돌아가면서 한 잔씩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 탓인지 모두는 희희낙락(喜喜樂樂)이었습니다. 먹어서는 안 될 술을 억지로 몇 잔을 받아 마시고 나니 言行에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되지를 않았습니다. 나, 보다도 먼저 브레이크 파열음을 일으키는 여인네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한밭 댁이라고, 탁배기 한 잔 걸친 소리 한 자락이 터져 나오는데 얼쑤 히히히 좋다.

“쾌지나 칭칭 나네, 어떤 놈이 술을 조서, 쾌지나 칭칭나네, 어떤 여자가 안주를 조서, 쾌지나칭칭나네, 한밭 댁이 타락했네. 쾌지나 칭칭나네”

모두는 예상치 못한 노래에 박장대소(拍掌大笑)를 하였는데 웃다가 주저앉은 여인네들은 아무래도 수상해 보였습니다. 너무 웃다가 낭패 본 것은 아닌지 히히히

길을 휩쓸면서 내려오다가 신구(新舊) 경상감사가 서로 인뚱이를 교환하였다는 교구정에 올라서는 체면불구 하고 모든 것 다 내려놓고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얼 시구시구 들어간다. 절 시구시구 들어간다. 품바품바나 잘한다. 이 각설이가 이래도 정승판서의 자제로 평양감사를 마다하고 각설이 타령으로 놀아난다.”

술에 힘을 빌려서 각설이 타령 몇 마당을 하고 나니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습니다.

달빛 밝은 교구정은 졸지에 술 취한 과객들의 막춤 경연장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한 참 신명풀이를 한 일행은 추운 날씨에도 땀을 닦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소나무 끝에 걸렸던 달이 재미난 모습을 보려는지 어느새 처마에 내려앉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인생살이의 홍진들을 다 털어버리는 한 바탕 쇼는 삶의 에너지를 가득 충전시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가끔 이러한 모임은 너와 나의 관계를 원만하고 원활하게 운용 하는데 많은 도움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쌓였던 오해와 불신의 벽을 일순에 허물고 찜찜했던 사이를 소통 시켜주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웃음소리를 길게 끌며 일행은 교구정을 뒤로하고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길에 내려 와서도 우리들은 변형 된 강원도 아리랑으로 모두는 아리랑 고개를 넘었습니다.

“내일 안 보이면 병원에 입원한 줄 아세요. 아무래도 배창시가……. 히히히”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시간은 새벽으로 갈 차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달 보름에 또 만나기로 하고 모두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고맙습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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