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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의 추억

2012년 01월 19일 [주간문경]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출타를 했다 집 대문을 들어서려는데 대문에 달려있는 편지함에 뭔가 삐죽이 나와 있어서 열어보니 며느리가 보낸 자그마한 책 한 권이 들어있었습니다.

월간조선사에서 발간한 “가족”이라는 책이었습니다.
많은 분들께 책 선물을 받아보았지만 며느리가 보내준 책이라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마침 마당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집사람이 말을 거네요.
“그게 뭐래요?”
“응, 며느리가 책을 한 권 보내왔네!”
“이~, 책이네.”
“책이라고 그랬잖아, 뭔 줄 알았어?”
“집에 있는 책도 갈거치서 죽겠구먼 가는 책은 보낸다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밥이나 줘 배고파 죽겠구먼”
며느리에게 책 선물은 처음 받아 보았습니다.

그 것도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서 더 기분이 좋고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지금이야 책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거나 읽지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제 소년 시절에는 보고 싶은 책들이 참 귀하고 구해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읽어 주시든 동화책은, 자라면서 마음속의 다짐이 되었고 그 다짐이 영글어, 지금은 서툰 글이지만 쓰기 시작할 수 있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대학을 다닐 때에는 책살 돈이 없어서 책방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골라들고는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주인 눈치를 보면서 때도 그런 체 다 읽고 나오곤 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궁하던 시절이라 공책도 두 번을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연필로 쓰고 그 위에 다시 잉크로 썼는데, 잉크 살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뽕나무 열매 오디 물을 짜서 잉크 대용으로 사용하였는데, 여름을 지나고 나서 공책을 펼쳐보니 오디 물이 지난 자국을 따라 좀이 쳐서 공책이 완전히 분해가 되었던 일도 있었습니다.

아마 이런 이야기를 요새 학생들은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불과 40년 전 이야기입니다. 하기사 어제가 옛날이란 말을 생각하면 까마득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 어려운 시절에 굶는 것을 부자들 밥 먹듯 하면서도 후손들에게는, 가난을 물려주지 말자며 몽두난발(蒙頭亂髮)을 하며 살았던 70대 80대 사람들이 이제는 뒷방 늙은이가 되어서, 2, 3십대들에게 매도당하고 왕따 당할 줄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어려운 시절의 책 한 권은 여러 사람들의 양식(良識)이 되었습니다. 고담소설(古談小說) 책이라도 생기면 차례를 정해 놓고 밤 세워 다 읽었습니다.

장날 어른들을 따라 장에 가보면 좌판 위에 벌려놓은 책들이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그 기에는 약 5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과 10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꺼운 책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대개가 고담(古談)책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장화홍련전, 춘향전, 구운몽, 의적 일지매, 홍길동전, 아리랑, 도라지 고개, 양지골 삼십 리, 흥부놀부전, 항아리 세 개 등 거의가 어른들 위주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 어르신들은 대부분이 문맹자라 책을 사 오시면 그 자손들이 밤으로 읽어 드려야 되는 중노동(?)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아이는 아무 감정도 없이 의무적으로 읽지만 듣는 어른들은 눈물을 펑펑 흘리시며 눈물 쏟는 대목을 서너 번씩 다시 일어 드려야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책 읽는 것을 워낙에 즐겨했던 습관 때문에 병원까지 가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습니다.
초임 교사 시절 박 종화님이 쓰신 “자고 가는 저 구름아” 전집 4권을 저녁상을 물리고 읽기 시작하였는데 하도 아랫배가 아파서 밖으로 나오다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알고 보니 장시간 소변을 보지 못해서 오는 급성 방광염이었습니다. 전집 4권을 잠자는 것도 잊은 채 밤새워 다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며느리에게 처음으로 받아 본 책 한 권이 지나간 세월을 추억하게 하고, 회고사 까지 쓰게 하는 귀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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