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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와 동로 사람들

2012년 01월 19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경축 ◯◯대학교 부총재 ◯◯◯ 취임’

동로 큰마을의 도로 가운데에 걸린 현수막의 문구이다. 동로에 살고 있는 아무개네 집 아들이 서울의 어느 대학교 부총재에 취임하는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이었다.

얼마 전, 동로에서 지인을 만났다. 마침 이 마을의 원로 한 분도 자리를 같이했다. 그는 이곳 고향 마을의 면장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하여 지금은 오미자와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다.

“동로 사람들은 애향심이 남다릅니다.”
평생을 동로에서 살아온 분인지라 동로에 대한 자부심이 남들보다 앞선 듯 했다.

“동로를 위한 봉사단체에 DO클럽이라고 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장대식이라는 분이 그 모임의 초대회장을 하셨죠. 그분은 모두가 어려웠던 70년대에 고향의 동로중학교의 어린 후배들을 위해 누구보다 애를 썼습니다.”

서울에서 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그가 회원으로 있던 서울의 용마라인온스클럽으로 하여금 매년 장학금을 동로중학교에 기부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장학금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단다. 또한 시내 큰 학교에서도 없었던 마스터 인쇄기와 서울의 일류학원에서 출제하는 최신 문제집들을 구입해 도시 학생들과의 경쟁에 뒤지지 않도록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1980년도에 문경군내 학력고사에서 3학년이 1등을 차지했고, 고입합격률도 98%를 넘어서는 상당한 학력신장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의 아이들이 지금 대학교의 부총재가 되고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가 되는 등 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10여년 전, 장 회장과 뜻을 같이하는 그들과 여러 사람들이 고향 동로와 자신의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do) ‘DO Club’(Dongro Oblige Club)을 설립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경로효친 및 장학사업은 물론이고 향토연구 사업에 이르기까지 고향을 위한 일에 앞장섰다고 한다. 특히 ‘동로와 동로사람들’이라는 간행물을 정기적으로 발간하여 홍보는 물론 고향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는 말에는 ‘DO Club’의 역동성이 느껴졌다.

“그뿐인가요. 재경동로면향우회라고 있는데, 아마 면(面) 단위에서 서울에 향우회를 만든 건 동로가 처음일거에요.”

“지금은 오미자 축제가 전국적인 축제가 되었지만, 옛날에는 면민 체육대회가 있었어요. 저 멀리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서도 참가를 했고, 어떤 마을에서는 합숙훈련까지 했었다지요.”

과거는 현재의 밑거름이다. 그때의 살가운 애향심이 모아져 오늘의 동로가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다. 지금 동로 큰마을에 있는 700여 가구 중에 450여 가구에서 오미자를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더하여 가구당 연간소득도 상당하다. 동로 큰마을이 곧 대한민국 대표 오미자 생산지이고 오미자하면 곧 동로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동로의 성공을 단순히 자연 재배조건이 좋아서, 또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그냥 넘겨버리곤 한다.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더구나 척박한 땅에서 잘 살아보겠다는 간곡한 희망과 고향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동로 큰마을의 영화는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그때의 희망보다 더 크고 구체적인 희망을 본다. 동로초등학교의 유치원생이해마다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도시로 떠났던 고향 사람들이, 도시에서 희망을 찾던 이들이 이곳에서 삶의 등불을 발견하여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미래라는 말이 있다. 세대(世代)의 이어짐과 소통이 고향이라는 매개로 발전될 수 있다면, 동로와 동로사람들의 미래는 축복임이 분명하다.

다시 한 번 현수막을 보았다. 몇 년 뒤, 아니 얼마 뒤 저 곳에 또 어느 자랑스런 이름이 어떤 얼굴로 걸려있을지 궁금하다. 그건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은 일이다. 새해 설날 즈음에, 동로 큰마을은 지켜보는 우리들에게도 희망이기 때문이다.



(법률자원상담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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