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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가을!

2011년 11월 11일 [주간문경]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지금 들판을 나가보면 농부들의 가을걷이가 눈 코 떨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팔자 좋은 사람들이야 어느 산의 단풍이 아름답고 또 어느 산의 단풍은 어떻고 하는 이야기로 행복한 삶을 즐기며 살겠지만, 농촌의 풍경은 한가로울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수확의 계절로 일 년 내 고생하며 가꾼 농작물을 거두어들이느라 고단하지만 단풍놀이 가는 것 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잘 익은 감 하나를 따면서도, 알알이 영근 콩을 거두다보면 그 동안 고생한 마음을 수확의 기쁨으로 덮고도 남음이 있기에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흐릅니다.

황금물결로 일렁이든 가을 들판도 소(牛)울음 대신 트랙터 소리가 며칠 동안 요란 하더니만 황금색 들판은 온데간데없고, 한 해 동안 지력(地力)을 소진한 대지(大地)는 내년 농사를 위한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서식처를 잃은 메뚜기들이 길가 풀 섶으로 몰리자 메뚜기를 잡는 아낙들의 모습이 한가롭습니다. 감나무 아래를 서성이는 사람들은 잘 익은 홍시를 주워서 한 입 베어 물고 입속 가득 퍼지는 달콤한 맛에 행복한 웃음으로 넉넉한 가을의 풍요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감주저리 하나라도 벽에 걸어 놓으면 집안은 금세 가을 색으로 변하고 덩달아 기분도 좋아집니다. 고운 은행잎을 책갈피에 끼워 놓고 마르기를 기다려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쓸 때 편지지 가장 자리에 붙여서 보냈던 그 추억도 아마 지금쯤일 것입니다.

떠나는 가을은 우리에게 생명을 이어주는 에너지원을 무한 정 남겨두고 미련도 후회도 없이 훠이훠이 고운 단풍잎을 뿌리며 영고성쇠(榮枯盛衰)의 수레바퀴를 따라 떠나고 있습니다.

여름내 잘 익은 곡식을 볶아낸 가을 햇살은 빨간 그림을 그리려 단풍잎 가장자리에 내려 않습니다. 천만년을 살 것 같은 인간의 욕심도 가는 세월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들은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는지…….

사람은 누구나 흔들리며 사는데, 꼿꼿하게 살기를 소망하는 나만의 욕심도, 가는 세월의 천둥 같은 소리에 기겁을 하고 깨어보니 어느새 인고의 세월이 언덕을 넘고 있습니다.

이제는 펼쳐놓은 전을 하나 둘 거두어 들여야 하는데, 아직도 무슨 미련이 그리 많은지 서성이고 있습니다. 애틋했든 지난날의 사랑도! 삶의 애착도,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인연의 타래도, 가는 세월 앞에서 하나 둘 떨어져 나갑니다.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지만 한 번 떠난 인연은 윤회의 수레바퀴가 언제 다시 지나갈지……. 필연이라 외쳤든 그 언약도 세월 앞에서는 허망한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인간사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을, 한치 앞을 볼 수 없었든 그 미련함에 우리 인간들은 청맹과니가 되기도 합니다. 매일 같이 들판으로 출근하는 집사람이 가져오는 보따리에는 온갖 가을 수확물로 그득 합니다.

“메뚜기를 잡으러 갔으면 메뚜기나 잡지 이런 것은(콩 꼬투리, 팥꼬투리, 덜 익은 감) 왜 가져와요?” 책망하는 소리를 하지만 집사람 말을 듣고 보면 이해가 됩니다.

메뚜기를 잡다보면 버려진 곡식들이 눈에 띄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주워 담을 수밖에 없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도 부지런히 움직이면 가을의 풍요를 느낄 수 있다는 집사람의 말이 지당하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맙니다.

그 옛날에는 가을들판에 연중행사로 학생들이 이삭줍기를 하느라 공부도 잊은 채 동원되기도 하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주운 이삭을 팔아서 학용품을 구입하여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든 그 때 그 시절이 참 그립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들판을 나가보면 누구도 이삭을 줍는 사람은 없습니다. 버려진 곡식들은 날짐승의 먹이가 되고, 부지런한 사람의 손에 잡히면 훌륭한 식량으로 식탁에 오릅니다.

떠나는 계절 가을은 곳간을 가득 채워놓고 내년을 기약하며 미련 없이 떠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세월 무엇이 또 어떻게 떠나갈지 헤아려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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