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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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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2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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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 (주)문경사랑 | “정○○수사관 득남을 축하해주세요.”
비오는 한여름의 아침, 검찰 내부 통신망 직원 경조사 알림에 반가운 소식이 올라왔다.
얼마 전, 함께 당직을 하면서 곧 아내가 출산을 할 것이라고 밝은 얼굴로 웃던 정수사관의 모습이 새삼 떠올랐다.
검찰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일반사무와 수사사무 등으로 나누어진다. 일반사무는 대부분 젊은 직원 즉, 초급수사관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검사실에서 수사업무를 담당하는 중견수사관들과는 근무부서가 달라 일상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객지에서 생활을 하는 처지에서는 젊은 수사관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당직을 할 때에서야 비로소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내하고는 강릉에서 만났어요.”
밤10시가 넘어서면 별 다른 상황도 없고 한적해지게 마련이라,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정수사관의 결혼이 화제가 되었다.
그는 작년 겨울에 강릉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낯선 곳에서 첫 직장생활을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처음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단다. 그때 청을 업무로 방문하던 보호관찰소 여직원을 눈 여겨 보았다고 한다. 지금의 아내였다.
“저와 비슷한 환경에 놀랐어요.”
그런데, 서로를 알게 되면서 공통점을 여럿 발견했단다. 공무원인 그녀도 자기처럼 이곳이 첫 발령지라는 것과 고향도 아버지와 같은 전남 광양시에 있는 이웃마을이라는 것이었다.
인연의 시작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문득, 옛 중국 고사에 나오는 월하노인(月下老人) 이야기가 떠올랐다. 당나라 때 위고라는 사람이 어느 날 여행 중 객사에서 책을 읽고 있는 노인을 만났다. 그가 하는 말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붉은 실을 남녀의 발에 묶기만 하면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시장에 함께 가더니 노파의 등에 업혀 있는 어느 여자 아기를 보고 위고의 아내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결국 십 여 년이 지난 뒤 그의 말대로 위고는 다 자란 그녀와 부부가 되었다고 한다. 이는 불가피하게 맺어질 수밖에 없는 인연에 대한 상징적인 이야기이다. 그래서 월하노인은 예로부터 부부의 연을 맺어주는 혼인의 신, 혹은 중매쟁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수사관의 사연을 듣고서, 이미 예정된 인연의 끈들이 여러 해, 여러 곳을 거쳐 결혼 적령기에 이른 그들을 이곳에 오게 하여 결국 매듭을 짓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인연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거나 많은 시간이 흘러도 만날 사람들은 어김없이 만나게 한다는 사실이다.
되돌아보면, 누구에게나 결혼에 이르는 사연은 분명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평생을 함께 할 서로의 그 사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충분한 이유가 한 가지씩은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월하노인이 묶은 붉은 실들에 의한 은밀한 조종이 아닐지 모르겠다. 나 또한 그랬다. 어느 날 아내에 대한 어떤 애틋함에 눈 뜬 뒤, 평소의 냉정을 벗어나 지금의 결혼에 이르게 한 것을 안다.
우리들은 모두 인연에 의해 맺어진 애틋한 만남들이다. 그래서 지금 옆에 있는 사람, 그 애틋함으로 맺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보듬어 주어야 한다. 어쩌면 오래 전 묵혀놓았던 빚으로 인해 지금 이생에서 맺어진 만남일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인연은 아름다운 마무리에 의해서 비로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오던 비가 멈추고 하늘이 맑게 개었다.
축복받은 결혼에 이은 또 하나의 축복, 새 생명이 오늘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와 함께 또 다른 인연의 시작이 마련되고 있는지 모른다. 어쩌면 월하노인이 붉은 실을 들고 축복 속에 태어난 아기의 또 다른 인연을 찾아 길을 떠날 채비를 분주히 하고 있지는 않을까.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밝은 정수사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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