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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드시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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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0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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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식
아름다운 선물101
점촌1동산악회
대구지검 상주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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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문경사랑 | |
김아무개라는 피의자가 오후 2시에 사무실에 출석하기로 약속을 했다. 약속시간이 되어 문을 열고 머뭇거리며 들어오는 그에게, 웃으면서 자리에 일어나 인사를 하고 의자에 앉을 것을 권유했다.
인적사항과 주소 등에 대하여 간단히 묻고 난 뒤, 부드러운 말로 이야기를 한다. “물을 마시고 싶으시거나, 화장실에 가시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조사에 필요한 사항이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서로 묻고 답하면서, 어느 정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 할 테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혹시 물드시고 싶으세요?”
잠시 후 조사가 마무리 된 뒤, 다시 일어나 웃으면서 인사를 하며 배웅을 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적이 있는 어떤 분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연히 ‘배려’라는 말이 주제가 된 적이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중의 하나가 ‘배려’이며, 이러한 마음이 결국 개인의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는 다소 의례적이면서 새삼스런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잠시 얼굴을 들어 나를 한동안 바라보면서, “정계장님, ‘기계의 배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라고 하는 것이다. ‘기계의 배려’라는 생경한 말에 머뭇하고 있는 나에게 그가 설명을 한다.
“우리나라는 기계를 만들 때 일본제품과 기술력에 있어서 차이가 거의 없지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계를 만들면서 설계도면에 나와 있지 않은 또 다른 도면으로는 만들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여기 식당의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밸브 조임 나사가 있는데, 밖으로 튀어 나와 있지요. 이것을 눈에 보이지 않게 밑으로 옮기거나, 가스레인지 안쪽으로 돌려놓으면 혹시나 모를 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덧붙여, “은행에서도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깔끔한 의복을 입는 등 겉모습의 친절은 훌륭하지만, 실제 고객을 대하면서 그 사람의 취미나 관심사에 대해 미리 알아 응대해주는 소프트 적인 배려에서는 어떨까요.”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배려는 회사입장에서는 영업이익을 증대하고 개인으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를 했다.
어느 책에서 ‘배려는 남을 움직이게 하는 힘’ 이라는 함축된 주제어를 접한 적이 있다.
남의 마음을 헤아려 생각해주는 배려는 윗사람에게는 아랫사람을 존중하고 그의 가치를 높여줌으로써 내재된 능력을 이끌어내게 하는 힘이요 덕목이며, 자신보다 어려운 입장에 처한 사람에게는 인생을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용기를 갖게 하는 선물인 것이다.
가을 빛 노란 은행잎도 떨어져 스산한 겨울로 접어드는 11월이다. 추위가 다가오는 이 계절에 ‘배려’라는 외투를 걸쳐 보아야겠다.
그래서 내일도 사무실 책상 앞 저 차가운 문을 들어서는 마음이 여린 사람에게 오늘처럼 웃으면서 일어서 인사를 하고 자리를 권유하겠다.
그리고, 부드러운 말로 그에게 물어볼 것이다. “물드시고 싶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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