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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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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8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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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문경문화원 부원장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 주간문경 | | “어느 시인이 지은 ‘12월의 달력’이라는 시를 보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았어요.”
구순(九旬)에 접어든 노(老) 수필가는 감회에 젖은 듯 했다. 작가는 최근 구순을 맞이하여 그동안의 글을 모아 수필집을 발간했다. 제목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었다. 같은 이름으로도 수필 한 자락을 엮어내었는데 소재가 된 사연은 이러했다.
작가는 예약된 병원 진료를 위해 상경하면서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탔다고 한다. 무사히 병원입구에 내리고 택시가 떠났는데, 그때 소지품을 놓고 내린 것을 알았다고 한다. 망연자실해 있을 무렵, 병원 주차관리 직원이 CCTV로 택시 번호를 알 수도 있으니 경찰에 연락해 보라고 권유하더라는 것이다.
불안한 마음으로 경찰에 신고하였는데, 다행히 경찰관의 도움으로 운전기사를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고마운 마음에 택시기사에게 사례를 하려고 하니 기사는 “괜찮습니다”라고 목례를 하더니 바쁜 듯이 휑하니 가버렸다고 한다. 가방을 분실한 뒤 1시간 만의 일이었단다.
그런데, 작가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상기했다. 등산 중에 분실했던 지갑과 관광지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뒤에 다시 돌아온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 작가는 이 일들에 감사하면서 이렇게 글을 맺었다.
“이만하면 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 아니겠어요?”
작가는 평생을 우리 지역에서 교육자로 살아왔다. 점촌중앙초등학교가 마지막 근무처였는데 그로부터 구순에 이르는 삼십여 년의 삶들이 사뭇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에 앞서 수필집 앞부분에 있는 성장기 중의 글 ‘찢어진 한권의 책으로’는 작가는 물론 우리에게도 느끼는 바가 적지 않을 듯하다.
어린 시절 작가는 초등학교 졸업 후에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어렵게 생활했다고 한다. 그 무렵 6․25 동란이 발발하여 깊은 산골에 있는 친척집에 기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연히 화장실에서 찢어진 ‘중학교입학시험문제집’을 마주한 것이다. 그때의 순간을 작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순간 나의 손이 부르르 떨렸고 호흡이 잠시 정지되었다….”
작가는 이때부터 마음을 다잡고 주경야독으로 공부하여 중학교 입학시험에 1등으로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시킬 엄두를 내지 못하던 부모님도 작가의 노력에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작가는 퇴직 후에 문화관광해설사로 봉사하고 YMCA와 스카웃 연맹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 하여 왔다. 그뿐이 아니다. 색소폰연주와 함께 자기 계발에 힘쓰고 국학연구회 등 각 단체활동도 왕성히 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 수필로 등단하여 권위 있는 문학 단체에서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는 지난 토요일 점촌 시민교회에서 ‘문경새재문학회’ 주관으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음악을 전공한 가족들의 공연과 함께 진행된 출판기념회는 성황리에 치러졌다는 소식이었다.
“글이 재미있어 다음에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해 자꾸 눈이 가더라고요.”
그날 참석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다시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시(詩)에서처럼 12장의 달력이 온전히 걸려있을 때는 푸근하고 여유로웠는데, 마지막 달력 한 장이 남아 있는 12월의 달력은 정말 꽉 잡아두고 싶어요.”
작가는 우리 지역의 시인 권오룡 작가의 ‘12월의 달력’이라는 시를 자주 언급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처지가 저 12월의 달력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나, 작가는 단지 후회와 한탄으로 글을 맺지 않는다.
멋지게 살아왔음을 자부하며 앞으로도 ‘멋진 노인’으로 살기를 소망하고 있다. 수필집 제목처럼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참, 작가의 이름은 윤원영 전 교장 선생님이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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