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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네,,꿈

2026년 01월 30일 [주간문경]

 

 

↑↑ 정창식
문경문화원 부원장

ⓒ 주간문경

 

휴일이었다. 가까운 이웃과 함께 점심을 같이 했다. 그이가 안내한 곳은 신기에 있는 어느 식당이었다. 식당의 이름이 ‘순이네,,꿈’이었다.

함께 간 이웃이 그 이름의 연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곳 식당은 네 남매가 운영하고 있는데 평소에 생전의 엄마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너희들 네 명이 같은 동네에서 살면서 돈에 구애받지 말고 같은 일을 하면 좋겠다.”

네 남매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 엄마의 소망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엄마의 뜻대로 고향 신기에서 식당을 개업하기로 했다. 서울과 울산 등 객지에 살던 네 남매는 신기와 점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리고, 식당을 지어 간판을 올렸다. 엄마의 이름을 걸고서였다. ‘순이네,,꿈’은 결국 엄마의 꿈이었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식당을 둘러보았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다. 그들도 이 사연을 알고 있을지 궁금했다.

“어려운 점이 왜 없겠어요? 각자 딸린 식구들이 있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며칠이 지난 뒤였다. 좀 더 사연을 알고 싶었다. 마침 네 남매 중 막내로부터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랬다. 엄마의 꿈을 위해 네 남매가 고향에 모여 식당과 카페, 펜션 등을 같이 하게 되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네 남매는 한발 물러서서 서로의 입장을 먼저 생각했다고 한다.

“엄마의 이름을 걸어놓으니까 함부로 할 수 없었어요. 모두 같은 생각이었어요.”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까. 큰 누나는 동지(冬至)가 되면 가마솥을 걸어놓고 동네 사람들에게 팥죽을 나눠주고, 작은 누나는 동네 노인들에게 어버이날과 말복 날에 삼계탕을 대접한다고 했다.

‘순이네,,꿈’의 주메뉴는 오리백숙과 삼계탕이다. 물론 된장찌개도 있고 순두부찌개도 있다. 그날 먹었던 음식은 순두부찌개였다. 그때, 내가 먹었던 것은 순두부찌개만이 아니었다. 네 남매의 사랑과 엄마, 순이의 꿈이 첨가되었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교수는 전 국민의 필독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게 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문득, 문경문화(聞慶文化)가 떠올랐다. 언젠가부터 지역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문경의 곳곳을 찾아다녔다. 마을과 사람, 무너진 돌탑과 역사, 정자와 고택이 있는 풍경 들에서 문경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알게 되고 그때 보이던 것은 전과 같지 않았다.

그 무렵 지은 책이 지역인문학도서 ‘문경도처유(有)상수’였다. 우리 문경 곳곳에 상수(上手), 즉 아름다운 풍광과 유구한 마을, 누구보다 훌륭한 장인들이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문경이 인근의 다른 지역의 그것에 절대 뒤지지 않음을 확신하였다.

문경문화원 이사와 부원장으로 봉사한 시간이 어느덧 십수 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향토사연구소의 연구위원으로 향토사료집 발간 및 간행물 ‘문경문화’ 편집 책임자로서 주어진 일들을 맡아왔다.

언젠가부터, 내 안에 문경문화 융성의 꿈이 싹트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치, 네 남매가 엄마, 즉 ‘순이네,,꿈’을 현실화했듯이 이제 문경문화의 열매를 맺기를 소망한다. 당연히 그 열매는 우리 문경문화원 가족과 문화 시민의 몫이다.

다만, 나의 역할은 맛있는 열매를 맺도록 물과 양분을 주는 농부일 따름이다. 지금 그 농부에게는 문경문화원 가족과 문화 시민의 성원이 가장 절실함에야. 그러고 보면, ‘순이네,,꿈’은 우리 모두의 꿈인 셈이다.

주간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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