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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문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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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08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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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 (주)문경사랑 | |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우리 지역의 여성 문인화가(文人畵家)를 소개받았다. 단아한 모습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몇 번의 만남과 함께 작가의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작가에게 그런 마음을 전했더니 집을 방문해도 좋다고 했다. 작가는 문경문화예술회관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도안(桃岸) 박종순 작가. 작가는 일찍이 서예를 하는 친정아버지와 문인화로 필명을 알린 친정 오빠 밑에서 자연스럽게 문인화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0년 한국문화협회 서예 문인화대전 은상을 시작으로 2017년 경상북도 서예대전 문인화 초대작가가 되어 명실상부한 문인화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개인전과 초대전 경력이 적지 않은 중견작가가 되었다. 올해는 대한민국 서예대전에 4회째 입선하고 권위있는 국내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을 ‘생활 문인화’로 부르고 싶어요.”
작가의 작업실에는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작품들 대부분 ‘광목’, ‘무명’, ‘삼베’, ‘모시’, ‘옥사(玉絲)’, ‘명주’ 등과 같은 직물, 우리가 흔히 ‘천’이라고 부르는 소재에 그려져 있었다.
예로부터 문인화는 옛 선비들이 여가 활용을 위해 그리던 그림이었다. 작가는 전통적인 문인화를 직물 등과 같은 생활 소재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이를 구별하여 ‘생활 문인화’로 부른다고 했다.
작가가 즐겨 그리는 그림은 모란이다. 화려한 모습의 꽃들이 천 위에서 부귀와 영화로움을 맘껏 뽐내는 것을 보면 정말 모란이 꽃 중의 꽃(花中之王)임을 믿게 된다.
사실, 작가는 모란을 자신의 그림에서 으뜸이라고 하지만 매화 또한 그에 못지않다. 짙은 묵과 거친 붓으로 한 숨에 그린 듯한 나뭇가지는 무심한 세월을 이겨낸 고매(古梅)를 표현하고 붉은 물감을 찍듯 만개한 꽃은 입춘 무렵의 강한 생명력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었다. 그래서 작가의 매화도는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작가의 그림들은 지역민들로부터 적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마도 생활 소재를 활용한 문인화에 대한 친근감 때문일 듯하다.
“제가 좋아서 하는 작업을 하니까 너무 좋아요.”
그 말을 듣고 문득, 공자가 논어에서 제자에게 가르친 말이 떠올랐다.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이라.”
배움에 대한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자의 말인데, 작가가 풀이하는 표현은 더 완곡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자는 미쳐서 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앞으로의 계획을 작가에게 물었다. “법고창신(法古昌新)”이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우리의 정신을 담은 새롭고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문득, 생활 문인화에 오랫동안 천착(穿鑿)하면서 법고창신의 마음으로 작품활동에 매진하는 작가에게서 우리 지역 문화예술의 미래가 보였다.
작가의 집을 나왔다. 언덕 위에 문경문화예술회관이 보였다. 문경문화예술회관은 올해 삼십 주년을 맞이했다. 돌이켜보면, 도안 박종순 작가도 이곳에서 삼십여 년을 절차(切磋)하고 탁마(琢磨)해오며 무르익은 문화의 향기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들은 그저 익은 열매를 감미(感味)하면 될 뿐이다.
바람이 불어왔다. 그때, 작가가 그려낸 모란과 매화가 떠올랐다. 그리고 봄이 왔으면 했다. 하지만 겨울의 초입에 봄을 그리는 지나친 성급함에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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