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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그리는 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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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07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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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 (주)문경사랑 | | “꽃 심으러 나오세요~~”
단체 카톡방에 알림이 떴다. 점촌1동주민자치위원회 단체 카톡방이다. 지난 월례회때 마을 도로변 빈터에 꽃을 심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그때 이후로 꽃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제는 어떤 꽃을 심는지를 정하는 것이었다.
위원들 사이에는 설왕설래 여러 의견이 있었다. 어떤 이는 가을의 국화를,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있는 이는 수세미를 건의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사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두는 꽃이 있었다.
오래전이었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선 듯 불어 때로 겨울처럼 느껴지던 이른 봄날에 성당 앞 어느 집 옥상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겨울 동안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세계가 갑자기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빨갛고 노란 꽃들이 하늘을 향해 활짝 피어 있었다. 튤립이었다.
그때부터 성당을 찾는 발걸음은 새로운 연인을 만나듯이 설레곤 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튤립은 잎을 떨구고 말았지만 그때부터 봄꽃은 피어나기 시작했다. 성당 마당 가에 피는 백목련의 아련함 그리고 영산홍과 철쭉의 현란함은 튤립과의 이별을 오래 붙들지 않았다. 그러나, 튤립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그 뒤에 튤립과 다시 조우하게 되었다. 가까운 이웃에 살고 있던 이선생님 댁 마당에 그때 보았던 튤립이 피고 있었다. 빨강과 노랑이 어우러지는 튤립은 강렬했다. 그때 선생에게 부탁하여 튤립 구근(球根)을 얻었다. 다음 해 봄, 우리 집 마당에서도 그때 보았던 같은 튤립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튤립은 백합과 튤립속의 여러해살이 풀을 이른다. 보통 높이는 20~60cm이며 잎은 어긋나고 넓은 피침 모양이다. 4~5월에 종 모양의 흰색, 노란색, 자주색의 겹꽃이 핀다. 꽃은 간혹 술을 빚기도 하는데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고 유럽, 특히 네델란드가 산지로 유명하다.
“튤립이 좋겠네요~ 이른 봄이 되면 볼만 하겠어요.”
위원들의 뜻이 모아졌다. 장소는 흥덕삼거리 그린가든 식당 뒤 도로변과 인접해 있는 빈터로 정했다. 그곳은 삼십여 평 규모의 공간이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있었다. 주인인 그린가든 노사장은 같은 주민자치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했다. 그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토지사용을 부탁하니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튤립 구근을 심는 아침이었다. 삽과 호미 그리고 괭이를 준비했다. 공터에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미리 나와 있었다. 모두들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있음에도 함께 동참해 준 것이 감사했다.
“구근보다 3배 정도 깊게 파야 겨울을 날 수 있어요~”
삽과 괭이질이 손에 익숙하지 않아 적당히 심으려고 하는 것을 보고 누군가 조언을 한다. 그리고 어떤 이는 점촌1동을 나타내기 위해 ‘1’자 모양을 만들기도 하였다. 참가한 사람들의 꽃밭 조성에 대하여 높은 관심과 정성으로 힘들었지만 즐거운 작업이 이어졌다. 하지만 적지않은 면적 때문인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점촌1동은 우리 문경시, 옛 점촌의 시원(始原)이었다. 옹기를 만드는 가마와 판매점이 밀집해 있어 ‘점마’라고 불렀던 작은 마을은 ‘점촌리’가 되고 결국에는 읍(邑)과 시(市)의 이름으로 불려졌었다.
그 화려함을 뒤로 하고 이제는 거울 앞에 돌아선 누님같은 처지가 된 점촌1동은 지금 영광의 뒤안길에 있다. 그러나, 이곳은 오랜 사람과 사람들의 묵은 정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 저 튤립을 심는 마음과 같이, 가을에 그리는 봄날의 튤립을 기대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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