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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

2023년 10월 17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주)문경사랑

 

휴일 성당미사에 참례했다. 사실, 오랫동안 성당을 나오지 않았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다니지 못한 것이다. 노모(老母)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던 터라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공간은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성당 밖에 있는 자신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아마도 어머니를 가까운 요양원에 보내고 나서였던 것 같았다. 그때쯤이었다. 가끔 새벽녘에 눈을 뜨면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어머니가 떠올랐다. 분명히 며칠 전에 보았던 어머니의 초췌한 모습이 마음에 잔상으로 남은 모양이었다.

건강했을 당시, 어머니는 성당을 열심히 다녔었다. 그런 생활 때문이었는지 요양원에서 헤어질 무렵 주님의 기도를 낭송해드리면 곧잘 따라 하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알아보지 못해도 누가 물으면, 당신 아들의 이름은 바로 불러주었다. 어쩌면, 그런 마음들이 새벽녘에 나의 베개를 적시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미사는 장엄하였다. 신부님은 미사예식을 엄숙하게 진행하고 그를 따르는 흰옷 입은 복사(服事)들은 순종적으로 봉헌하고 있었다. 복사는 신부님을 도와 미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봉헌하는 역할을 하는데, 한때 그들처럼 복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 복사를 하며 제대(祭臺) 위에서 느끼는 것은 성(聖)스러움이었다.

그것은 복사들이 받을 수 있는 은총이기도 했다. 미사의식에 참례하는 신자들의 얼굴과 행동에는 진실함과 간절함이 묻어 있는데, 신(神)의 성스러움이 어쩌면 그들을 통해 반사되어 나타난 것이 아닌지 모른다.

그때였다. 익숙한 성가(聖歌)가 들려온 것은. 무척 평온하고 안온한 음색이었다. 그랬다. 그것은 어머니가 지금 우리가 앉은 자리 근처에서 같은 연배의 친구들과 부르던 그때의 성가였다. 어머니가 즐겨 부르곤 했었다. 간혹 저녁 무렵 안방에서 들려오기도 했었다. 지금은 저 성가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아니 우리가 부르면 따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곁에 있지 않은 어머니….

갑자기였다. 눈이 흐릿해지기 시작하였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윽고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뺨이 적고 있었다. 안해는 성가에 집중하여 보지 못한 듯 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 보였다. 고개를 떨구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왜일까? 지금 나를 흔들고 있는 바람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이에 대한 자괴감이 지금 나를 흔들고 있는 진짜 바람인지 궁금했다.

불교에서는 보살의 수행을 바라밀(波羅密)이라고 한다. 깨달음에 이르는 여섯 가지 수행을 육바라밀(六波羅密)이라고 하는데, 처음이 보시(報施)바라밀이다. 다음이 계율을 지키는 지계(持戒)바라밀, 욕됨을 참는 인욕(忍辱)바라밀이다. 이어서 세 가지 수행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나아가는 정진(精進)바라밀 그리고 마음이 안정되는 선정(禪定)바라밀이 다섯 번째 단계다. 이렇게 되면 수행자인 보살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데, 이것이 반야(般若)바라밀이다. 그런데, 이때 지혜(智慧)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수행자인 보살이 지향하는 지점은 지혜이다.

기도도 마찬가지이다. 미사와 일상의 기도를 통해 우리가 얻는 은총의 마지막 지향점은 불교의 수행자가 바라밀을 통해 도달하는 지혜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나를 흔드는 바람은 어머니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닐지 모른다.

새벽에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깨어나 속울음 우는 까닭이 어머니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순(耳順)에 이르렀지만 기도와 수행을 닦지 못해 부족한 지혜로 아직도 바람에 휘둘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따름이다.

안해 몰래 눈가를 훔치고 허리를 바로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성가를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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