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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처작주(隨處作主)

2024년 01월 30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주)문경사랑

 

새해 연하장을 어떤 이로부터 받았다. 그가 펜으로 쓴 글씨가 겉봉투에 적혀 있었다.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어 보았다. 곱게 접힌 화선지가 들어있었다. 화선지를 펼치니 보낸 이가 직접 붓으로 쓴 새해 경구(警句)가 보였다. 눈에 익은 글자, ‘수처작주(隨處作主)’였다. 평소 마음에 두는 글귀이다. 이는 육조 혜능의 제자인 임제선사의 말이다.

여러 뜻으로 해석되겠지만, “누구든지 어느 곳, 어느 상황에 있더라도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어느 곳, 어느 상황’은 우리들이 평상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때를 뜻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사람은 평소에는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때가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때에는 평상심을 잃어버리게 마련이다. 이리저리 흔들리면 다른 마음에 휘둘리게 되고, 스스로의 처지를 원망하며 방황하고 급기야 좌절에 이르게 된다. 마음이 주인을 잃어버린 결과다. 임제선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마음이 주인이 될 것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나에게도 그런 어려운 상황들이 없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은 밖으로 향하며,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어느 책을 읽다가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임제선사의 저 글이 눈에 띄었다. 그 글의 뒤는 ‘입처개진(立處皆眞)’이었다. 선사(禪師)는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되는 삶이라면 그것이 곧 참되다고 한 것이다. 그때부터 마음을 안으로 모았다. 그리고 관점을 앞으로 두었다.

살펴보면, 흔들릴 때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작은 씨앗을 내 안에 심을 수 있었음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본래의 마음이 주인이 되면 애쓰지 않아도 할 일을 알게 되고, 그 일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는, 이 세상의 만물은 나를 위하여 존재하고 나 또한 만물을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 세계는 한 송이 꽃이라는 가르침과 뜻이 닿아 있다. 의상대사는 법성게(法性偈)에서 이렇게 읊었다.

“천지에 법의 비(法雨)가 가득한데, 그에 따른 이익은 사람들의 그릇에 따른다.”

어려움도 하늘이 내리는 법비(法雨)이자, 은총(恩寵)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난을 고통으로만 받아들인다. 그렇게 되면 법의 비, 고난으로 미리 보여주는 은총과 복은 내가 가진 그릇 밖으로 버려질 수밖에 없다. ‘수처작주(隨處作主)’는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나를 위하여 존재한다는 긍정의 마음에서 비롯될 수 있을 듯하다. 왜 그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성찰은 은총과 복으로 이어지는 마중물일 수 있다.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 때로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면 창가에 앉아 바람을 본다. 그 바람이 풍경(風磬)을 건드려 풍경소리에 마음이 흔들리면, 지나가는 바람에게 가만히 물어볼 일이다.


“지금 내 마음이 왜 이렇게 흔들릴까….”
그러면 바람은 이렇게 말할 지 모른다.

“머물지 말고 그냥 지나가라. 풍경소리는 나와 관계가 없다. 나는 그냥 갈 뿐이다”라고 말이다.

어쩌면, ‘수처작주(隨處作主)’는 바람처럼 풍경소리에 집착하지 않는 삶이 되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흔들리고 머뭇거리면 바람이 아니다. 머물지 말고 그냥 가야 바람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말이다. 어디 바람만 그런가. 진흙의 연꽃도 그냥 필 뿐이다. 그래서 연꽃은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삶은 앞으로 쉼 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뒤돌아보지 않고 말이다. 바람처럼 또는 연꽃처럼. 그리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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