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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2023년 01월 31일 [주간문경]

 

 

↑↑ 아름다운 선물 101
문경문화원 이사/법무사

ⓒ (주)문경사랑

 

새해가 밝았다. 설 연휴 동안 바쁘게 지내다가 한적한 때에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경남 MBC에서 만든 다큐, ‘어른 김장하’였다. 영상을 보는 동안 먹먹하였다. 그리고 우리 곁의 어른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정작 우리 주변에 저와같은 어른이 분명 있음에도 미처 모르고 지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았다.

그는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60여 년을 운영해왔었다. 젊은 나이에 한약사가 된 그는 학교를 세워 얼마 후에 조건 없이 국가에 기증을 하였다. 당시 학교의 자산가치가 100억 원이 넘었다고 한다. 그리고 1,000여 명에 이르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진주 지역사회에 있는 문화 및 각종 단체 등에 기부한 금액도 수십여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를 감동하게 하는 것은 하나같이 주변의 사람들이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사회를 위하여 공헌해왔음에도 자신을 외부에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는 일을 자랑할 선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와 가까운 지인은 이렇게 인터뷰에서 말하였다.

“불교의 무주상보시, 즉 댓가를 바라지 않는 베품을 몸소 실천한 사람입니다.”

그는 왜 지역을 위한 봉사에 이토록 천착하였을까. 그가 했던 말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 뜻을 짐작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아프고 병든 사람들로부터 받은 돈을 허투루 쓸 수 없었어요.”

그의 성품의 단면을 드러내 주는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그의 선행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똥을 모으면 악취가 진동하지만 흩뿌리면 거름이 되듯이 돈을 나누면 꽃이 됩니다.”

그렇다. 그의 가치관은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그가 많은 돈을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돈의 쓰임에 대한 효용을 일찍이 깨달았던 까닭이다. 그리고 타고난 덕성(德性)으로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 두클럽(DO CLUB)으로부터 소식지 ‘동로와 동로사람들’ 제80호를 받아보았다. 두클럽은 동로면민 또는 향우회원들이 동로를 위하여 좋은 일을 하자는 취지로 2001년도에 창립된 단체다. 두클럽을 창립한 이가 초대회장인 장대식 목사였다. 그런데, 지면에는 그가 지난 해 12. 1. 소천(召天)하였다는 소식이 실려 있었다.

그는 동로를 정말로 사랑한 동로인이었다. 모두가 어려웠던 7,80년대에 고향의 동로중학교의 어린 후배들을 위해 노력하였었다. 그가 회원으로 있던 서울의 ‘용마라이온스클럽’으로 하여금 매년 장학금을 동로중학교에 기부하도록 하고, 또한 시내 큰 학교에서도 없었던 마스터 인쇄기와 서울의 일류학원에서 출제하는 최신 문제집들을 구입해 도시 학생들과의 경쟁에 뒤지지 않도록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노력했다.

그 결과 1980년도에 문경군내 학력고사에서 동로중학교 3학년이 1등을 차지했고, 고입합격률도 98%를 넘어서는 상당한 학력신장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의 아이들이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가 되어 고향 동로를 위해 그의 뜻을 잇고 있다고 한다. 지금 동로면이 각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는 근간의 상당 부분은 그의 동로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그를 아는 이들은 부인하지 않을 듯하다.

십여 년 전 주간문경에 ‘동로와 동로사람들’이라는 칼럼을 쓰고나서 그와 인연을 가지게 되었었다. 그래서 그의 소천 소식이 더욱 안타깝다.

문득, 그가 우리들이 미처 모르고 지냈던 우리의 ‘어른’이었음이라는 깨우침이 뒤늦게 일었다. 늦었지만, 그의 명복을 빌어본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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