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하늘재 옛길
|
|
2023년 09월 01일 [주간문경] 
|
|
|

| 
|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 (주)문경사랑 | | 일요일 오후 하늘재를 찾았다. 타박타박, 옛길을 어린 손녀와 함께 걸어갔다. 간혹 아이의 양손을 안해와 잡고서 “하나, 둘, 셋!” 하면서 공중 넘기를 해주었다. 아이는 까르륵 웃으며 즐거워했다. 걷는 것이 무료해질 때쯤 다시 해 주면 금방 생기를 되찾았다.
나 또한 그랬던 기억이 있다. 내가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인지했었던 놀이가 이것이었다. 두 손을 맡긴 채 공중을 나는 듯한 기분 좋은 상쾌함은 부모에 대한 무한 사랑과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물론이었고 손주에게도 이 놀이를 해 주고 있다.
하늘재는 우리 지역의 옛길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하늘재는 신라 아달라왕(156년) 때에 개통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개다. 새재 길이 열리기 전 영남과 한양을 잇는 유일한 옛길이었다. 그때에 길은 하늘재에서 시작되었고 하늘재를 지나 비로소 마무리될 수 있었다.
이 길은 충북 충주시 미륵사지와 연결되는데 충북의 걷고 싶은 길, 10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오고 가는 길이 한 시간 남짓이어서 가족과 친구, 연인들의 발길이 가볍게 닿을 수 있다. 우리 문경 쪽에서 걷게 되면 고려시대 미륵불과 석탑 등을 볼 수 있는 팁(Tip)이 주어지고, 충주 쪽에서 걷는 이들은 백두대간의 중심, 하늘재 마루에서 고즈넉이 산림욕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갖게 된다.
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아이와 함께 과일을 나눠 먹었다. 하늘을 쳐다보았다. 울울창창(鬱鬱蒼蒼)한 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서 있었다. 이 길은 높은 고개에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하고 길이 좁아 쉽게 하늘이 열려 있지 않다. 그래서 예로부터 ‘하늘 아래 첫 고개’ 또는 ‘하늘도 보이지 않는 고개’라 하여 하늘재라는 이름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길을 걷다 보면, 굳었던 어깨가 풀어지고 닫혔던 생각들이 열리며 마음이 순해진다.
맑고 상쾌한 숲들이 우리들을 치유해주기 때문이다. 길옆에는 포암산과 탄항산 등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옥수(玉水)들이 작은 물길을 만들고 있었다. 한적한 시간 때문이었을까. 저 아래 미륵사지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우리 앞을 지나갔다. 그들은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 사이 인 듯 했다. 그들도 하늘재 걷기를 가볍게 즐기는 듯 보였다.
문득, 독일의 대문호(文豪) ‘요한 괴테’의 시 한 구절이 떠올랐다.
“신선한 공기, 빛나는 태양, /맑은 물,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 /이것만 있다면 낙심하지 마라.”
바람이 저 아래에 있는 미륵사지 쪽으로 내려갔다.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에 소재하는 미륵사지에는 높이 9.8m의 미륵불상이 있다. 이 미륵불상은 신라의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머물렀다고 하는 제천시 한수면에 있는 덕주사 마애불과의 전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옛날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았던 큰 길이었다. 그래서 미륵사지에는 여관의 역할을 했던 미륵대원이 터로 남아 있고 하늘재 아래 갈평리 관음마을에는 관음원이 있어 지나는 길손들을 머물러 쉬게 하였다. 영남에서 길을 시작한 이들은 관음(觀音)의 현세에서 미래의 부처 미륵(彌勒)을 찾고자 갈망했다.
그래서 하늘재는 반드시 넘어야 할 구원과 치유의 길이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 어쩌면 독일의 대문호이자 시인인 괴테가 노래한 시는 정말 이곳에서 유효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신선한 공기, 빛나는 태양, /맑은 물,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 /이것만 있다면 낙심하지 마라.”
타박타박, 옛길을 어린 손녀와 함께 걸었다. 저 길 지나면 미륵이 있음에.
|
|
|
|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
|
|
|
|
|
|
|
|
|
|
|
|
|
|
|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