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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2023년 08월 01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 (주)문경사랑

 

연일 내리던 비가 멈추었다. 모처럼 화창한 아침이었다.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마당으로 나갔다. 그리고 마당 한 켠에 마련해 놓은 텃밭을 둘러보았다. 봄에 심은 오이들은 어느 때 보다 잘 여물어 있었다.

담 위에 줄기를 얹은 호박은 며칠 전보다 커져 있었다. 고추도 튼실하게 열려 있다. 깻잎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잦은 비 탓에 깻잎 뒷면에 병충해가 생긴 듯 붉은 반점들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늦게 심은 삼동추는 싹이 잘 자라지 않았다. 아마도 잦은 비 때문인듯했다.

이렇듯 아침이면, 마당 텃밭에서 자라는 작물들을 살피곤 한다. 얼마 되지 않지만 방금 거둔 오이와 고추 그리고 깻잎을 아침 식탁에 올리는 호사를 누리곤 한다.

내가 텃밭을 둘러보는 사이에 안해는 마당의 꽃들을 돌본다. 몇 년 전 심은 수국이 여름 내내 꽃을 피웠다. 이제 꽃은 졌지만 수국은 여전히 안해의 마음에 남은 듯 가장 아끼는 꽃이 되었다.

여름 꽃인 원추리는 이제 지고 있다. 줄기를 부들처럼 곶게 세워 꽃을 피우는 원추리는 여름의 절정에서 가장 빛난다. 얼마 전이었다. 홍매화와 앵두나무 사이에서 꽃대 하나가 올라왔다. 상사화였다. 봄에 연록색의 잎을 올린 상사화는 갑자기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러다 잊혀질 때 쯤 곧게 꽃대를 올려 예쁜 꽃을 피운다. 꽃과 잎이 다른 시기에 피어 만나지 못하는 연인에 빗대어 ‘상사화’라 부르고 있다.

“사랑해, 오늘 하루도 수고하자.”

아름다운 꽃들을 보고하는 말이 아니다. 이 말은 이처럼 아침을 맞이하는 나에게 하는 말이다.

얼마 전 유명한 작가의 ‘아침 편지’라는 제목의 메일을 신청하였다. 그래서 아침이면 그로부터 아침 인사를 받고 있다. 그는 공직에 있을 때 과로로 쓰러진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좋은 글을 사람들에게 아침마다 보내는 일이었다.

어느 날, 메일을 열고 작가가 보낸 아침 편지를 읽었다. 제목은 ‘나에게 보내는 아침 인사’였다. 작가의 글이 그렇듯 역시 짧은 글이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자신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사랑해”/ “오늘 하루도 수고하자”/ 자신을 위해 사랑의 메시지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평범한 말이었지만 저 말이 왠지 마음에 다가왔다. 명퇴 후 바쁘게 지내면서 스스로에게 격려해 주는 것을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랬다. 가장 수고로웠으면서도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 마당 텃밭에 자라는 오이와 고추 그리고 호박들을 보면서 문득, 저 아침인사가 떠올랐다. 작가는 스스로에게 ‘사랑해’ ‘오늘 하루도 수고하자’라고 자신을 위해 사랑의 메시지로 하루를 시작하라고 하였지만, 정작 생각난 것은 마당에 자라는 작물과 꽃들이었다.

그렇지만 어떤가. 그것으로 스스로를 격려해야겠다는 자각이 들었으면 다행이다.

그래서 지금 맞이하는 아침은 감사하다. 그리고 한번 더 스스로에게 격려하듯 말하고 싶다.

“사랑해”

“오늘 하루도 수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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