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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암재(鷹巖齋)

2022년 07월 05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이제 다 됐습니다. 오셔도 됩니다.”

6월의 녹음이 짙어지는 휴일 한줄기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다. 늦은 오후였다. 전화를 했다. 문경읍 당포마을에서 관문요(關門窯)를 운영하는 심천 김종필 도예가였다.

그는 일찍이 도천 천한봉 선생으로부터 도자기를 배웠었다. 그는 2016년도에 제13회 전국찻사발공모대전에서 입학 다완으로 대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차인연합회 선정 대한민국 다기명인으로 선정되는 등 그 실력을 크게 인정받고 있다.

다수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졌고 특히, 호주에서 세 번의 초대전을 여는 등 해외로의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는 중견 작가다.

최근 그가 전시관을 새롭게 개관하였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사용했던 전시실 겸 차실은 다소 협소하여 불편한 면이 있었다.

특히, 미술을 전공한 부인의 개인 작업실과 전시실도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래서 큰 결심을 하였다. 마당 한 켠에 복층 구조의 전시관 공간을 새롭게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이 유리창은 마지막에 바꿨어요.”

비가 좀 진정되고 있었다. 전시관은 34평 규모의 건물 면적에 내부 계단으로 복층을 만든 구조다. 밖에서는 단층의 높은 박스형 건물인데 내부에서 보면 2층인 것이다.

그가 말한 유리창은 “ㄱ”자 형으로 모퉁이 벽면을 연결하여 통창(通窓)으로 만들었다. 그 통창 너머로 액자처럼 소나무와 자귀나무가 서 있었다.

고개를 돌렸다. 1층 홀 가운데에 나무 기둥이 서 있었다. 그것은 내부의 2층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 기둥이면서 흰색만의 공간에서 유독 돋보이는 장식 같은 인테리어였다. 가까이 다가가 유심히 보았다.

“오래된 고재(古材)인데, 잘 아는 형님한테 부탁해서 구했어요.”

그랬다. 수백 년 된 고택에서나 나올 법한 목재였다. 그는 이 날을 위해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그 귀한 고재 두 개가 받침 기둥으로 사용되는 이곳이 특별하게 여겨졌다.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계단이 특이했다. 분명 재질이 같은 나무인데 색깔이 다양했다. 그에게 물었다.

“나왕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나왕의 모습과는 달랐다. 밟는 감촉이 부드럽고 시각적으로는 밝고 화려해 보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나왕을 재단하여 접착해서 만든 집성목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결마다 색깔이 달랐다. 이 계단도 그가 나왕을 주문하여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권하는 다탁이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전면을 보고 감탄했다. 그의 옛 차실에서 보았던 수리봉이 그림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것이다.

옛 차실에서는 산을 아래에서 올려보았으나 지금은 중턱에 앉아 차를 마시며 산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비온 뒤의 연무(煙霧)가 창문 너머에서 흩어지고 뭉쳐지고 있었다.

“저 바위 산의 이름을 따서 응암재(鷹巖齋)라고 지었어요.”

그랬다. 수리봉은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그런데 그 모습이 독수리 또는 매가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모습과 닮아 있다. 그래서 수리봉이라 이름 붙여진 것이다.

문득, 18세기 수리봉 아래 마을을 화지동(花枝洞)이라 불렀음이 생각났다. 그때, 우리 지역의 유학자이면서 여행가였던 옥소 권섭은 화지구곡가를 부르며 이곳을 경영했다.

그러나, 이후 그의 뒤를 이을 경영자가 없었다. 작가의 스승 도천 천한봉 선생도 세상을 떠났다. 이제 화지구곡의 중심 화지동천(花枝洞天)을 경영할 마땅한 이가 필요하다.

심천 김종필, 어쩌면 이 응암재(鷹巖齋)가 이곳을 경영할 경영처가 되지 않을지 감히 생각해 보는 것이다.

문경읍 당포 마을에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훌륭한 도자기 전시관이 마련되었다. 비가 다시 힘차게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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