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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목

2021년 12월 31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이른 아침 우편함에 편지를 넣어두었다는 카톡 문자가 떴다. 찬 공기를 가르고 마당을 지나 대문을 열었다. 우편함에는 책이 들어있었다. 문고판 정도 크기의 책이었다. 문경시도시재생지원센터의 지원사업으로 발간된 책이었다. 뒷표지를 보니 발행일이 며칠 전이었다.

아침 시간이어서 대략 훑어보기로 했다. 그때, 눈에 익은 상점이름이 들어왔다. “서울포목”, 아침 일찍 우리 집 대문 앞 우편함에 이 책을 놓아두고 간 채 사장님이 운영하는 상점의 이름이다.

그는 문경시청에서 공직을 마쳤다. 아내는 퇴직 전부터 이미 중앙시장 안에서 “서울포목”이라는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내가 잡화상을 하여 번 돈과 대출을 하여 어렵게 마련한 가게였다. 퇴직 후에 아내를 도왔다.

이제는 고생한 아내와 단란한 삶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에게 갑작스런 병고(病告)가 찾아왔다. 자식들이 번갈아 병원을 찾았고 둘째 딸은 아예 병간호를 위해 엄마 곁에 머물렀다. 그러나, 가족들의 간호와 기도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아내가 떠난 뒤에 문을 닫았던 포목점을 청소했다.

그때, 손님이 들어와 엉겁결에 물건을 팔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둘째 딸이 가게를 맡겠다고 나섰다. 엄마 간호를 위해 청주에서 운영하던 학원 문을 닫고 내려온 그 딸이었다. 딸은 직장을 다니는 남편과 고3인 아들을 남겨두고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친정으로 돌아왔다. 혼자 된 아버지를 그냥 두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했다.

상점 문을 열었다. 아내 덕분이었을까. 문을 열었다는 소문을 듣고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둘째 딸 덕분으로 글사랑문학회, 산악회, 문경문화원 그리고 중앙시장 협동조합 등의 일을 맡으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아내가 없는 빈자리가 그렇게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책은 담담히 독자들에게 이야기하듯 쓰여졌다. 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점촌1동과 2동에서 터를 잡고 생활하고 있는 다른 여섯 분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산양면장으로 정년퇴직하신 김 면장님의 사연도 있었다. 우리 집과 담을 하나로 오랫동안 이웃하고 있었지만 알 수 없었던 개인적인 사연들이 과거와 지금의 사진과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 글을 읽고 향토사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지역향토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김 면장님의 속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외에 서울문구사, 진미순대, 시민건어물, 시장기름집, 고추할매 등의 사연도 그랬다. 마치 무지개처럼 제 각각이면서 하나 처럼 공감케 하는 글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책의 제목도 “인생의 빨주노초파남보 점촌사람”이다.

이 책을 꾸민 작가는 글의 서두에서 점촌1, 2동에서 살아온 분들 중, 소위 꼰대로 불리는 세대에 대한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 꼰대짓 하지말고 ‘그냥 그랬노라’라는 이야기를 말 대신 글로 남기자는 의도에서 묶은 책이다.” 라고 부연했다. 이어서, “그들의 ‘그냥 그랬던 삶’들 하나하나가 헤아릴 수 없는 자연의 색깔만큼이나 다양하고 위대했다”며 작가로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다.

살펴보면, 점촌1동과 2동은 우리가 구도심이라 부르는 쇠락하고 있는 구역이다. 그래서 이 구역은 작가가 말한 저 ‘소위 꼰대로 불리는 세대’들의 뒷무대와 같은 상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무대, 특히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중앙시장 등은 끝과 단절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머니의 부재로 문을 닫았던 “서울포목”을 딸이 다시 문을 열었던 것처럼 말이다. 딸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만든 그늘이 있어서 수월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무대 뒤로 사라지는 세대들이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볼일이다. 한 해가 지나고 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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