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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안(退安)

2022년 03월 22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최근 문경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에서 “문경의 누대정재각(樓臺亭齋閣”이라는 향토사료집 제32호를 발간하였다. 이는 2000년도에 발간한 “문경의 누대정재(樓臺亭齋)”를 증보(增補)한 것으로 적지않은 시간과 정성으로 만들었다.

향토사연구위원들이 지역에 산재한 누대정재각을 현장 조사하고 사진을 찍어 초고(草稿)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이를 편집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380여쪽에 이르는 사료집을 완성하였다.

그때, 영순면의 정자를 조사하면서 이 지역을 새롭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지역의 끝과 시작이라는 지리적 특징에만 한정했던 막연한 시야를 문화적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영순면은 강과 인접한 지역이다. 북쪽으로는 금천, 남쪽으로는 영강 그리고 동으로는 낙동강과 인접해 있어 늘 홍수 등 수해의 영향에 있었다. 면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의곡(蟻谷)마을도 그렇다.

향토사연구소에서 발간한 향토사료집 ‘마을의 이름과 유래’를 보면, 물이 넘쳐날 때 개미들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들을 보고 의곡((蟻谷) 즉 개미실, 갬실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일설에는 마을의 지형이 개미를 닮아 유래했다고도 한다.

지난해 늦가을 무렵이었다. 순조21년(1821년)에 홍낙원 등 여섯 형제가 학문을 궁구하며 강론하던 자리에 1966년 후손들이 세운 체화정(棣華亭)을 찾다가 의곡2리 마을 도로를 지난 적이 있었다. 그때 지나던 길이 청산재길이었다.

청산재(靑山齋)는 우암 홍언충의 재사(齋祠)이다. 허백정 홍귀달 선생과 그의 아들 우암 홍언충은 우리지역 역사에서 중요한 궤적을 차지한다. 언젠가 그들에 대한 평가 등이 문화적 면에서 기려져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영강의 낯선 긴 강둑을 오랫동안 달렸던 상황에서 청산재길은 무척 반가웠다.

그때 마을의 이정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무라이”이라는 마을이었다. 퇴안(退安)이라는 한자어가 적혀 있었다. 당시는 그 의미를 몰랐다. 그런데, 그 이름의 어감이 왠지 좋았다.

옛 선비가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와 유유자적하는 편안한 삶의 이미지가 떠올랐던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낙향한 선비가 그와 같은 삶을 동경하면서 지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며칠 지나면, 문경문화원을 12년간 이끌어왔던 현한근 원장이 그 직을 내려놓는다. 그가 재직했던 10여년 간은 우리 문경문화의 발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가 창설한 문향 문경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 서예인의 대전 ‘문경새재 전국휘호대회’는 올해 9회째를 맞이했다.

이와 함께 우리 지역의 서예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어느 곳보다 강하다. 또한, 문화시민들의 염원이었던 문화원 청사 이전은 향후 문경문화의 백년 터전을 마련한 사업이었다. 그것은 우리 문경문화 굴기(屈起)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는 예술작품의 감식가이면서 콜렉터이기도 하다. 두 해 전, 우리 지역 최초의 사설 미술관인 문화공감 ‘소창다명’의 개관이 있었다. 그가 꾸준히 훌륭한 작품들을 수집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기간의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오랫동안 학습되어진 안목과 예술에 대한 이해의 축적이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들은 작지만 밝은 빛과 같은 저 공간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그와 같은 안목과 이해를 축적할 수 있음이다.

어쩌면, 그의 문경문화에 대한 노력과 열정은 마침표와 쉼표가 아니라 느낌표가 될지 모른다. 그래서 그의 퇴임 이후는 우리의 기대와 함께 있다.

퇴안(退安), ‘문경의 이름과 유래’에서 그 유래를 선비가 이곳에 이주하여 다른 성씨와 편안히 잘 살아보자는 뜻에서 지은 마을 이름이라고 했다. 그 또한 좋다. 편안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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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이는

영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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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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