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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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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18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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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자네 시(詩)에 대해서 아는가?”
언젠가 장인어른이 생전에 하셨던 말이다.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교편을 잡으셨던 장인은 퇴임 후 시인으로 등단을 하셨다. 그리고 몇 권의 시집을 내셨다. 그때, 시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을 해드렸다. 왜 그랬을까? 사실 시라고 하면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시 외에는 잘 알지 못했음이 사실이다.
몇 번, 일반 시들을 읽어보았는데 잘 읽혀지지 않았다. 이해하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어려웠다. 그래서 저 난해한 짧은 글들을 언젠가부터 멀리하였다.
최근에 유투브에서 ‘풀꽃’이라는 시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다. ‘풀꽃’이라는 시는 간결하며 명징(明澄)하여 울림이 깊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좋아하는 시다.
그는 인터뷰에서 “시를 쓸 때 시인은 살짝 미친 상태여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서 좋은 시는 머리가 아니라 지혜 또는 그 이상의 영감(靈感)으로 얻어지는 무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 풀꽃의 전문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시도 그렇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누구나 경험한 일이지만, 저렇게 표현한 언어들의 나열을 보고서야 무릎을 치며 감탄하는 시(詩), 우리는 그 시에 어쩔 수 없이 빠져들고 공감하게 된다.
광고를 만드는 박웅현이라는 크레디터는 그의 저서 ‘책은 도끼다’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이는 작가가 카프카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시도 그렇다. 나태주의 ‘풀꽃’과 고은의 ‘그 꽃’처럼 우리의 가슴을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무릇, 시는 우리 안에 있는 저 꽁꽁 얼어버린 가슴을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지역출신의 시인 가운데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 몇 있다. 권갑하 시인의 ‘비오는 날’, 커피시인으로 유명한 윤보영 시인의 ‘어쩌면 좋지’라는 시다. 먼저, 권갑하 시인의 시다. 친구를 그리는 모습이 시의 운률과 함께 정겨운 그림처럼 다가온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 창가를 맴돈다/ 친구는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지웠다 다시 그려 보는 친구 얼굴 내 얼굴”
윤보영 시인의 시는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들을 반전으로 공감도를 높였다.
“자다가 눈을 떴어/ 방안에 온통 네 생각만 떠다녀/ 생각을 내보내려고 창문을 열었어/ 그런데/ 창문 밖에 있던 네 생각들이/ 오히려 밀고 들어오는 거야/ 어쩌면 좋지”
이들 시들의 공통된 특징은 시인 고유의 언어로 썼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으로 읽혀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공감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써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먼저 받아들여진다. 날선 도끼가 언 가슴을 깨트리듯이.
늦었지만, 장인어른의 시를 읽어보았다. 그때, 당신은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으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지은 시 한 번 읽어봐, 어떤가?” 그래 그 은근하신 자랑을 왜 나는 외면했을까.
지금에서야 죄송스런 마음이 물결처럼 인다. 그런 마음으로 장인어른의 ‘독도는 외로우랴’라는 시의 결구를 여기에 인용해본다. 장인은 독도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다수의 작품을 지으시고 수상도 하셨다.
“… (전략)… 오! 너의 마음/ 독도에 묻었다면/ 나의 눈 거기에 박혔으니/ 독도가 외로우랴/ 독도가 외로우랴”
그래, 지금 계신 곳에서 좋아하시던 시와 함께 늘 즐거우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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