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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

2019년 06월 21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그럼 지금까지 결재된 공문들은 어떻게 처리했어요?”

얼마 전 다른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ㄱ수사관의 말이었다. 그는 새로운 담당자에게 자신이 맡았던 업무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다보니 무언가 복잡한 감정선이 읽혀졌다.

며칠 전, 예정에 없던 인사(人事)가 있었다. ㄱ수사관과 다른 사무실 직원과의 보직변경이 주 내용이었다. 갑작스런 인사 경위는 이랬다. 다른 사무실의 ㄴ수사관의 평소 업무태만에 대한 말들이 적지 않게 들리곤 하였었다.

그런데 지난 달 정기감사에서 ㄴ수사관이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다. 결국 평소의 업무태도 등과 겹쳐 ㄱ수사관과 전격적인 교체 인사를 한 것이다. 일종의 문책성 인사인 셈이다.

그때, 가장 염려된 것은 우리 사무실에 ㄴ수사관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이 아니었다. 엉뚱하게 피해를 입게 된 ㄱ수사관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그는 신규직원으로서 낯선 환경에서 업무와 직원들과 잘 적응하고 있었다. 그런 ㄱ수사관이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발생한 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걱정이었다. 그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생각대로였다. 그는 평상심을 지니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ㄱ수사관은 주말이면 부모님이 계시는 경기도로 올라가는 스물여덟 풋풋한 여린 청년이었다.

“우리 사무실이 분위기가 좋아서 내년 인사까지는 계속 있고 싶어요.”

신규 발령자의 경우 전출제한 기간이 있다. 그래서 내년 1월까지는 이곳에 근무해야하는 ㄱ수사관은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 사무실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비치곤 하였다.

윗사람들에게 여름 정기인사로 시기를 늦추어 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결국 그대로 시행되었다. 다른 사무실로 떠나는 그에게 새로운 부서에서도 지금처럼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랬다.

며칠이 지났다. 둘은 업무인수인계로 서로 바뀐 사무실을 오가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ㄱ수사관이 거의 야근을 하고 있어요.”

그 사이 ㄱ수사관은 전임자의 잔여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부서에 새로 온 ㄴ수사관 또한 ㄱ수사관과 마찬가지로 이번 인사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자기 잘못으로 발생한 인사였지만 그에게도 이 상황을 정리하고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한 듯 했다.

“이 일은 결재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공제처리를 해서 통계에 넣어줘야 해요.”

평소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ㄱ수사관이 ㄴ수사관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의 얼굴이 상기되면서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 듯했다.

아마도 그는 이번 인사의 원인자인 ㄴ수사관에게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는 듯 보였다. 어쩌면, ㄱ수사관에게는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한 듯 했다.

퇴타심(退墮心)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어려움이 생기면 자신을 탓하고 주어진 환경과 남을 원망하는 마음을 내게 된다. 그런 마음은 스스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는 퇴타심에 빠지도록 한다.

살펴보면, 살아오면서 그와 같은 감정에 휘둘러 얼마나 빈번히 물러섰었던가. 나아가는 듯하다가도 남 탓과 주변을 원망하는 마음에 빠져 다시 물러선 것이 몇 번이었던가.

그러나, ㄱ수사관은 곧 마음을 되돌려 스물여덟 풋풋하고 여린 청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들은 입사 동기이다. 햇볕 좋은 주말 오후 점심을 같이하자고 전화를 해야겠다. ㄱ수사관과 ㄴ수사관은 웃으면서 화답할 것이다.

곧, 여름 정기 인사가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봄이 지났듯 여름도 지나갈 것이다. 언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지,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아, 하일시귀년(何日是歸年)고.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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