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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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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30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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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호서남총동창회회장 | ⓒ (주)문경사랑 | | 1984년 석사학위를 마치고, 박사과정에 진학한 27세의 나이에 친구들은 다들 군대를 제대했는데 나는 아직 군 복무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 나이에 병으로 입대를 하는 것은 동생 보다 어린 고참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를 대상으로 교관 요원을 선발, 중위로 임관을 시켜 준다니 그 당시 높은 경쟁률을 뚫고 교관요원이 되어 정훈장교로 임관하여 25사단 최전방 대대에서 1호 땅굴 안내 장교로, 사단 사령부에서 공보 장교 겸 문선대 인솔 장교로, 용인 3군 사령부 작전처 정훈과에서 당시 4성 장군인 군 사령관의 연설문 초안을 내가 작성하면 소령이 1차 수정을, 대령인 군사령부 정훈참모가 2차 수정을 하여 연설문이 완성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3년의 군 복무 기간 동안 내가 제일 좋아했던 건 연설문이나 정신교육 교재를 만드는 것보다 사병들과 장교들에게 했던 정신교육이다. 군인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 우수한 무기체계와 같은 유형 전략 외에도 투철한 안보관과 역사관 그리고 전투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군인정신과 같은 정신전력이 핵심이다.
최근 남북의 화해 분위기, 정신교육에 대한 오해 등으로 군에서 정신교육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저해되고 있다. 한마디로 정훈장교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요사이 군의 정신교육시간에 장기자랑을 한단다. 지난 1월 발행된 국방백서에 이어 3월에 발간된 정신전력 기본 교재에도 주적(主敵) 개념의 삭제로 북한을 주적이냐고 묻는 사병들의 질문에 정훈장교들이 제대로 답변을 못하고 있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적이 없는 군 장병은 전투 의지가 약해 질 수밖에 없고 전투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보다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 해도 장병들의 정신적 대비태세가 없으면 군은 무용지물이다. 북한의 지도자는 고모부를 고사포로, 이복형을 독극물로 살해한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를 예측 불가의 인물이다. 이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마당에 회담을 구걸하는 상황은 정말 못 마땅하다.
지금 북한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실존적 적이다. 북한을 주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은 수구 보수로 보는 작금의 현실이 슬프다. 지금 사병들의 위수지역(외출/외박 시 1시간 내 부대 복귀 가능지역)이 폐지되고, 휴식 시간 휴대 전화 사용을 하고, 평일 외출이 가능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방부에 따르면 상관에 대한 모욕죄로 입건된 경우는 2013년 53건에서 2017년 229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중 기소․유죄 판결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간부는 병사를 상관 모욕 등으로 처벌하기 어렵지만, 병사는 간부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쉬운 구조, 간부가 병사의 눈치를 보는 현실에서. 유사시에 대비하여 훈련을 잘 시키는 지휘관 보다 안전사고 없는 지휘관이 우대받는 지금의 군대는 정말 염려스럽다.
지난해 군 복무 부적합 심사를 신청한 병사는 6,214명이고, 이중 6,118명이 전역했고, 이 제도를 통해 전역한 병사가 최근 5년 사이 4배 이상 증가했다니 군 지휘관들도 병사가 사고를 치면 인사 고과에 영향을 주니 현역 부적합한 인사는 심사를 통해 내 보내는 것을 성과로 인식하고 있다.
중동전과 월남전의 사례를 보면 월등한 장비와 군사력도 정신력 앞에서는 안 된다. 정훈장교가 정신교육에 방향을 못 잡고 대학생 MT도 아닐진대 사병들을 장기자랑 하게 하는 군대. ‘군사학 논고’의 저자 로마의 베게티우스는 “사람이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 “용맹은 숫자 보다 우월하다”고 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대단하다고 온 국민이 알았을 때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이 터졌다. 어떤 일을 가정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지만 내가 군에 정훈장교로 다시 돌아간다면 벌써 평화가 온 것처럼 전투 의지가 없는 군인의 모습을 보고 울화통이 치밀 것 같다. 그런 정훈장교 후배들이 지금 군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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