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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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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01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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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따뜻한 휴일 오후, 마당에 나갔다. 마당 곳곳에 흩어져 있는 낙엽들을 정리하려고 텃밭 한 켠에 구덩이를 팠다. 그리고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낙엽들을 끌어 모았다.
그때, 오래된 낙엽 사이로 새싹들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여리지만 씩씩한 싹이었다. 어느 새 봄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낙엽들을 구덩이에 모았다. 그리고 불을 붙여 재로 만들었다. 거름으로 쓰려고 흙을 덮어 갈무리해 두었다.
최근, 사무실 직원들과 함께 출장을 자주 나가곤 한다. 벌과금 징수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 있어 외부 출장이 적지 않다. 간혹,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여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
까치골이라는 정겨운 지명을 사용하는 어느 동네였다. 가끔 바람이 불곤 했지만 날씨도 이름처럼 따뜻했다.
“이 집인데요.”
요란스럽게 개가 짓는 낮은 대문이 있는 슬라브 집 앞에서 직원이 말했다. 그때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내가 밖으로 나왔다. 벌금 미납자가 맞느냐고 하니 아니라고 했다.
그는 벌금미납자와는 형제간이며 그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자신은 잠깐 볼일 보려 이 집에 왔다고 했다.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더니 고개를 숙이면서 없다고 했다. 그때 그의 모습을 보고 그가 벌금미납자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듯했다.
직원이 검사가 서명한 형집행장을 제시하고 집행하려고 하자,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달리 막무가내로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때, 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무슨 일인가 싶었던지 밖에서 들어왔다. 그녀에게 남편의 이름이 벌금미납자와 동일인이냐고 물으니 맞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하기 위해 무언가 변명거리를 찾고 있는 듯했다. 그의 큰소리에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는 부인을 보면서, 평소의 모습이 어떤지 짐작이 갔다. 그리고 또 다른 다른 벌금미납자가 떠올랐다.
시골에서 떡 방앗간을 운영하는 30대 중반의 젊은 남자였다. 그에게 형집행장을 제시하였더니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방앗간에 부인과 여러 사람들이 있음에도 다짜고짜로 큰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얼굴이 붉어지기까지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데 잔뜩 무엇에 화가 난 듯 보였다. 그 화는 온전히 부인의 몫이었다.
“내가 지금 어려운 일이 있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 지은 업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찾는 어느 절의 스님이 하는 말이었다. 비록 우리가 하는 일이 옳고 바르다 할지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피해가 될 수 있고 그 피해에 대한 업보는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벌금미납자인 그들은 형벌을 받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아내와 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또 다른 잘못, 업보를 받는 일이다.
“나는 결혼하면 아내에게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어요.”
현장에 있었던 미혼의 직원이 하는 말이었다. 나 또한 가끔 집에서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그들의 화를 보면서 직원의 말처럼 한 번 더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면, 봄은 오고 있지만 아직 봄은 아니다. 흩어진 마당의 다른 낙엽들을 한곳에 모아 두고 방으로 들어왔다. 따뜻한 볕이 등에 닿았다.
010-956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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