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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어두운 그림자

2019년 01월 29일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교수
행정학 박사

ⓒ (주)문경사랑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예천군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박종철 부의장이 군의회 국외 연수로 떠난 캐나다 토론토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무소속 권대식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러 번 여성 접대부를 불러 줄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국적인 파문이 일었고, 이에 더하여 예천군 의회 의원이 사퇴하기 전까지 ‘예천 농산물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니 이 사태로 설 연휴 대목을 앞두고 예천 쌀, 보리, 사과, 버섯, 한우 등, 농축산물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니 애꿎은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동료 교수가 점심을 같이하며 자한당 일색인 경상북도 사람들이 도대체 왜 그러느냐는 표현에 밥맛을 잃게 한 날까지 있었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에 국민들은 지방의회 무용론을 들고 나오니 대학에서 지방자치론을 오랫동안 강의하고 있는 필자는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1995년 6월 27일 우리 손으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함께 뽑기 시작했는데, 25년의 지방자치를 지켜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방자치의 어두운 그림자도 그동안 많이 보아 왔다.

지방자치의 가장 큰 문제는 2006년 8월 공직자 선거법 개정에 의하여 나타난 기초지방의원까지 확대한 지방선거의 정당 공천제이다. 이후 지방의원이나 자치단체장 후보의 능력보다는 소위 묻지마 식의 투표로 정당 줄 세우기가 벌어졌다.

지방의원들이 의정 활동은 팽개 친체로 정당 행사에 참석하거나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수행원’ 역할을 자처하는 실태는 전국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고, 지역에 따라 특정 정당 독점으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는 현실, 풀뿌리 생활 정치의 현장에서 시민운동을 열심히 했던 분들도 무소속으로 도전하면 생활 정치의 장인 기초의회 의원에도 대부분 낙선되었다.

정당 공천이 지역에 따라서는 행정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분도 자치단체장에 당선되니 단체장이 주관하는 위원회에서 허수아비 노릇만 하고, 공무원 경험이 오래된 부단체장이 실제적으로 위원회를 진행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

지방의회 의원은 행정을 모르니 공무원들이 앞에서는 의원님하고 조아리지만 뒤로 돌아서면 의원님의 무식함을 안주 거리로 삼는 광경을 목격한 적도 있고, 지방의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많은 의견도 있었다.

이런 현상 속에서 자치행정을 강의하는 교수들이 모이면 관치보다 못한 자치를 하고 있는 지역을 꼽아 보기도 한다. 특히 자치단체별로 재정력 차이가 발생해서 행정서비스의 형평성 문제를 초래하고, 이제 20%를 갓 넘긴 지방세의 비율은 지방에서 60%가 넘는 세출이 이뤄지니 중앙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치가 되고 있다.

자치단체 간 경쟁으로 지역이기주의 현상이 발생하고 정부와 주민, 주민과 주민, 지방자치 단체 간에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천군의회의 잘못에 예천 군민들이 군의회 앞에서 108배를 하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제적 망신을 시키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군의원을 뽑은 지역민으로서 정말 죄송하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일부 주민이 “사고는 군의원들이 쳐 놓고 정작 사과는 군민이 하고 있다” 분통을 터뜨리는데, 필자는 그런 수준 이하의 기초 의원을 뽑은 유권자인 예천군민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꼴뚜기가 어물전 망신을 시킨다고 어물전을 문 닫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방자치는 발전해야 하고, 지방분권은 확대되어야 하며, 균형발전은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방자치의 주무 장관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타당하다.

지방자치는 우리나라 재도약의 발판이고, 정치 권한의 분산을 통해 개인의 권리와 자유 및 책임의식을 고취 시켜 시민의식을 더욱 신장시킨다. 지방자치는 중앙집권제에 비해 주민이 필요한 복지를 효율적으로 증진 시킨다. 이 시대에 지방자치는 되돌릴 수 없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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