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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방산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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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09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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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연두색 작은 잎들이 갓난아기의 솜털 같은 이른 봄, 안해와 함께 봉서마을을 찾았다. 월방산 자락에 있는 이 마을은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나누어 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아랫마을이었다. 그곳에는 오래 전부터 친구 부부가 밭을 경작하여 오미자 농사를 짓고 있었다.
따뜻한 볕이 바람 따라 흩어지고 때론 구름에 부서지곤 했다. 그래서 아직 초봄의 찬 기온이 넓은 농장의 이곳저곳을 스산하게 했다. 하지만 봄이다. 꽃을 피운 나무들이 포장된 길을 따라 우리를 반겼다. 친구부부와 웃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농장에 마련된 원두막에 앉아 준비해온 차(茶)를 함께 마셨다. 아직 낮선 봄과의 조우를 따뜻한 차(茶) 한잔으로 풀었다. 이런저런 담소(談笑)를 나누던 중 친구 부인이 제안을 했다. 산에 산나물을 따러 가보지 않겠냐고 하는 것이었다.
오래전부터 산나물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해오던 터에다 산나물을 본지가 오래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일어섰다.
봄의 산은 생기(生氣)로 가득했다. 회색에서 녹색으로 변하는 과정의 연두색은 생명의 원초(原初)이다. 그래서 연두색은 이때가 가장 경이로우면서 외경(畏敬)스럽다.
“이 나무는 화살나무라고 해요. 잎을 오므리고 있을 때 나물로 먹으면 맛있어요.”
친구와 친구부인은 산나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듯 곳곳의 산나물들을 가르쳐주었다. 산에는 자생적으로 자란 개복숭아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산나물을 찾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우리가 걸어온 길은 평소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듯 좁고 풀과 나무들이 엉기성기 가려져 있었다. 지나간 여름 강풍에 넘어진 고목들이 길을 막기도 했다.
문득 이곳이 월방산이라는 사실이 일깨워졌다. 월방산은 낮지만 깊고 넓다. 그리고 오래되었다. 오래되었다는 것은 자연적인 연원(淵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 해왔다는 의미다.
9세기 경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탑으로 추정되는 봉서리 삼층석탑이 잿봉서마을 입구를 지키고 산 아래에 반곡마을 뒤 야산에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거대한 암석에 새겨진 마애불이 있기도 하다. 그뿐이 아니다. 잿봉서에서 봉정마을로 내려가는 산자락에는 관세음보살입상과 약사여래좌상이 있다.
그래서, 지금 걷고 있는 이 작은 길은 그 옛날 우리들의 할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이 삶의 궁리(窮理)와 한적(閑寂)을 위해 오고가던 길일 수 있다. 새삼 길을 밟는 발걸음이 정겹고 의미 있게 느껴졌다.
“머위가 많이 있네요. 여기 와보세요.”
언젠가 산에서 저 머위를 곰취나물인 줄 착각했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잠시 몸을 쉬기 위해 바위에 앉았다. 그리고 조금 전에 주웠던 토기(土器) 파편을 보았다. 그것은 이곳이 삼국시대부터 옛 사람들의 터전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월방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를 생각하였다. 어쩌면, 지금 걸어온 이 작은 길, 트레킹하듯 가볍게 걸어온 이 길이 그 의미를 가르쳐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일으켰다. 저기 봉서리 삼층석탑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암반 위에 세워진 불탑 조형으로 곧 문화재 지정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저 탑은 이 길을 기도하듯 걸어온 사람들에게 구원(救援)이고 신앙일 수 있다. 그리고 종착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쩌면 이 길의 완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저 탑을 지나야 한다. 탑이 종착지가 아닌 것이다. 고개 너머 잿봉서 마을에 우리 집이 있다. 언젠가 또 다른 보금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 걷게 될 월방산 트레킹은 지금보다 더 의미가 명확하고 분명해 질지 모르겠다.
봄이 지나면서 연두색 신록이 산 가득하다. 곧 월방산(月芳山)에 꽃 같은 보름달이 걸리겠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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