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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가 남긴 대학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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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27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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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정호
신한대학교 교수
행정학박사 | ⓒ (주)문경사랑 | |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를 계기로 ‘나도 피해자‘라는 의미의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연극, 가요, 개그계로 번져나가는 연예계와 함께 대학이 미투 파문의 중심이 되고, 이제는 중․고교로까지 번지고 있다.
2017년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행한 ‘2017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대학과정 226개, 전문대학과정 158개, 46개 대학원 대학 포함 430개의 고등교육기관에는 90,902명의 대학교수가 있다. 대학교수 집단은 특이한 직업군이다. 대체로 학교에서 공부를 잘 했던 집단이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시간강사나 연구원 경력이 있어야 교수가 되다보니 요사이는 40살이 가까이 되어야 전임이 된다.
그 과정이 어렵지만 전임이 되는 순간 연구실이라는 별도의 공간이 주어지고, 조교가 배정되며, 초임부터 간섭을 하는 윗사람이 없고, 조선시대 이후 사대부가 통치하는 양반계층에서 학문을 하는 것은 출세와 부가 주어지던 유교적 영향과 학회 토론회를 나가도 자기주장을 접는 순간 그걸 창피하게 느끼게 되니, 다는 아니지만 자기영역과 고집이 정말 강한 집단이다.
대학집단에서 미투가 많은 이유는 교수 학생 사이에 발생하는 사건의 경우, 그동안 학생은 절대적인 ‘을’의 위치에 있었다. 성적, 취업, 논문평가 등에서 교수의 권한과 영향력은 막대하다. 상대평가인 지금은 덜 하지만 절대평가 시대에는 교수들이 어떤 학년의 학생들에게 문제를 어렵게 내어 모든 학생들이 학점을 잘 못 받은 사례가 있듯, 교수의 영향력 아래 있는 학생들은 성추행적 행동과 언사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동료들이 봐도 도 넘은 갑질을 하는 교수가 있었다.
그 미투의 진원지가 페이스북에 각 대학 학생들이 가입하고 있는 ‘대나무 숲’이다. 그 근원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라 경문왕 때의 이야기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던 장소가 대나무 숲이었다. 왕의 두건을 만들던 사람이 임금의 비밀을 마음껏 소리 질렀던 대나무 숲은 익명으로 대학 마다 학생들의 의견이 올라오니 페이스북을 안 하던 교수들도 이제는 거의 다 가입하여 대나무 숲에 들어가 본다.
지금 대학가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대학가 인근 노래방과 클럽이 장사가 안 되고, 대학 엠티를 가도 러브 샷이 없어졌다. 교수들은 강의 시간에 말 한마디도 더욱 조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은 학문의 자유, 토론의 자유인데, 다른 학문은 몰라도 문학을 강의하는 강의실에서 개인을 향한 성 희롱이 아닌 인간의 성에 대한 얘기나 묘사도 제한하고 조심하는 교수들을 보면서, 대학의 자유스러움은 사라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대학에서 마광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처럼 성(性)적 상상력을 발휘한 교수의 문학작품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여학생과 면담 시에 연구실 문을 좀 열어 놓고 하는 게 당연시 되고, 학생을 격려 할 일이 있어도 등을 두드릴 경우 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두드리라는 지침은 면담에서 요구되는 라포(raapport) 형성에서 기본인 상호신뢰 관계를 전제로 하기가 힘들다.
중학교 동기들이 모인 밴드에 나의 친한 친구가, 교수인 너는 미투를 조심해야 행복할거고, 정년이 보장 될 거라는 글을 보면서 웃고 말기에는 씁쓸함이 있다. 자치행정을 강의하는 나는 국가나 자치단체가 출산율을 높여야하는 현안의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기도 힘들게 되었다. 자칫하면 젠더 감수성에 해당되어 여성들을 아이 낳는 기계로 취급하느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투가 남긴 대학가의 풍경은 그동안의 일부 교수들이 저지른 갑질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발전과 전환의 계기가 되어야 하지만, 동료 교수가 대학에서 ‘그동안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데 이제는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말을 들으면서 대학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어느 시인의 싯귀가 지금은 공허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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