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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변화

2018년 09월 28일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교수
행정학 박사

ⓒ (주)문경사랑

 

University는 중세 시대부터 사용된 대학을 뜻하는 영어 단어로 어원은 라틴어 universitas다. 이는 ‘종합’ ‘전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1088년에 설립된 최초의 대학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볼로냐대가 학생들과 학자들 사이에서 공동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하였다.

이처럼 대학은 천년의 역사를 이어 온 학문 공동체다. 그런데 이제 대학이 없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학령인구의 급감은 교육부가 주도하여 대학 기본 역량진단이라는 평가를 통하여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하면 ‘역량 강화대학’ ‘재정지원 제한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최대 35%에 이르는 정원 감축이 된다.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 제한, 신·편입생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그 대학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행히 고향의 문경대학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84년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하고 1990년에 전임이 되었으니 적지 않은 시간 대학에 몸담아 온 필자는 대학 스스로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고 생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눈물겹다고 느낀다.

외부인들은 아직 대학교수들이 철밥통이라 생각하지만 이제 대학의 정교수도 강의 평가, 논문이나 산학협력 등에서 역량을 발휘하지 않으면 후배 교수들 보다 인센티브를 적게 받아 급여가 역전되기도 하다 보니, 수업 연구 모임이나 교수법 워크샵 참가, 관공서나 산업체를 뛰어다니며 협업을 위해 노력하고, 타 학과와의 융합 교과, 무크(Mooc)라는 바람을 타고 수강 제한 없이 누구나 세계 석학들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세상에 그동안 교수자 수업 중심에서 플립드러닝이라는 학생들 중심의 차별화된 수업, 즉 역 진행 수업으로 옮겨 간다.

또한 강의실에서의 풍경 변화도 칠판과 분필이 사라지고 전자 칠판을 이용 컴퓨터 스크린에 터치펜으로 판서를 한지 오래되었고, 많은 대학이 이제는 철저한 출결 관리를 위해 스마트 폰 앱으로 출결을 체크 한다.

수업시간에 스마트 폰을 꺼내 놓지 말라던 교수가 이제는 학생들과 함께 강의실에서 스마트 폰을 켜지 않으면 출결 정리가 안 되고, 깜박하고 스마트 폰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수업시간 그 사유를 수업 담당 교무처 직원에게 설명하고 컴퓨터에 수기 처리를 해야 한다.

이제는 학생들이 교수의 강의도 귀찮게 필기하는 것보다도 스마트 폰으로 찍고, 녹음하는 풍경이 일상화되니 강의할 때 말 한마디를 정말 신경 써서 해야 한다. 과거에는 사진이 나온 출석부를 가지고 이름을 부르며 강의 수강하는 학생들의 성명을 빨리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수강하는 학생 이름을 부를 일도 없고, 스승과 제자 사이 정이라는 매개체는 찾아볼 수 없으니, 단지 가르치는 기계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전자출결 도입 시기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싼 돈 들이며 왜 낭비를 하느냐고 공개적으로 학교 당국에 항의를 했더니 교육부 대학 평가에 전자출결을 도입하면 철저한 학사 관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좋은 평점을 받으니 많은 대학이 이미 도입했다는 논리에 수용 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인류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초 융합화, 초 지능화, 초 고속화 등 4차 산업 혁명은 인간의 고유 영역인 인지 능력과 정서 능력까지 도전하는 형국이 되었다.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 등 혁신적 변화는 대학의 교수법에도 앞으로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유엔 미래 보고서에 교수, 기자, 운전기사, 약사, 의사, 변호사 등 현재의 선호 직업을 인공지능이 대체 할, 없어질 직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학도 4차 산업 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에게는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지만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 같은 교수에게는 고역이기도 하다. 20년 전에 태어났어도 편안하게 퇴직 할 수 있었는데 라면서 그래도 정년퇴직을 위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한심한 교수가 여기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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