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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2018년 06월 25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상추 이거 정말 맛있는 건데…. 어디서 가져 왔노?”

구내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함께 하던 직원의 말이다. 그는 대구 사람으로 직장 선배다. 점심시간에 등산을 하곤 하는데 식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오늘 식탁에 구내식당 메뉴에 없는 상추가 있었던 것이다.

단독 주택인 집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올 봄, 그 텃밭에 여러 가지 작물을 심었다. 상추와 호박, 오이와 고추 그리고 토마토, 가지 등이다. 심기 전에 밑거름을 한 덕분인지 지난 해 보다 훨씬 잘 자랐다.

토마토와 가지와 고추 등은 아직 자라는 중이고 상추는 매일 따주어야 한다. 그래서 매일 아침 식탁에 올리고 있다. 안해가 매일 아침 식사 준비에 분주한 것을 알면서도 나는 상추와 호박잎을 따서 부엌에 내놓곤 한다.

안해는 그리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부족한 아침 반찬을 대신할 마땅한 것이 없는 터에, 다행이라고 여기는 듯 했다.

그런데, 오늘은 상추를 많이 딴 모양이다. 더구나 어제 먹다 남은 상추가 남아 있었다. 문득, 사무실의 그 직원이 생각났다. 등산 뒤에 함께 먹을거리로 상추가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고마워했다. 그리고 텃밭이 있는 나의 환경을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사실, 그 직원은 입사 선배지만 같은 연배(年輩)이다. 그래서 서로가 객지인 김천에서 남들보다 가깝게 지내고 있다. 일과 중에도 자주 만난다. 사무실이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갑자기 업무적으로 상의할 일이 있거나, 개인적인 일들이 있으면 서로 자주 찾곤 한다. 다시 말하면 그는 나에게 객지의 무정함과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 주는 친구 같은 존재이다.

언젠가부터 그와의 대화 주제로 장래에 대한 내용들이 많아졌다. 아마도 서로가 공직에 있을 날들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때문인 듯 했다.

그는 얼마 뒤, 검찰을 떠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구에서 사무실을 개소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늘 틈만 나면 책을 보고 있다. 그런 그를 보면서 그가 하려는 일들이 언젠가 내게 닥칠 일이라는 생각에,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이 그냥 담담할 수만은 없다.

문득, 그와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이십대 후반 푸릇한 모습인 채로 안동에 첫 발령을 받았던 그때, 그와 함께 근무를 하는 인연을 갖게 되었었다. 그는 공직 경력이 조금 되었고, 나는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 수밖에 없었던 공직 초년생이었다. 그래서 의지하려는 마음으로 그에게 기대고 싶어 했었던 것 같았다.

얼마 뒤 그는 집이 있는 대구로 돌아가고, 나 또한 상주로 오게 되었다. 그 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가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바람결에 간혹 그의 소식을 전해 들었을 뿐 무심한 채로 지냈었다. 그러다가 다시 이곳 김천에서 해후를 한 것이다.

“내일은 날씨가 더울 것 같은데, 칼국수 하러 갈까요?”

남은 상추를 깨끗이 해치운 그를 보고 다음 날 점심 메뉴를 권해보았다. 무뚝뚝한 얼굴에 웃음이 지나갔다.

옛 사람을 공직생활의 끝자리에서 다시 만나 함께 근무하고 있는 이것도 인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는 몇 개월 뒤 명예퇴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인생 이모작이라고 한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일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

그를 위해 여름 동안 그가 좋아하는 상추를 오늘처럼 식탁 위에 가끔 올려야겠다. 아니, 우리 집 텃밭에서 여름 볕에 익고 있는 토마토와 오이도 챙겨야겠다. 식당 문을 나섰다. 서늘한 바람이 스쳐지나갔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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