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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2017년 11월 08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거짓말이 아닙니다. 형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두 번째의 조사였다. 지난 번 조사에서 그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였다. 어눌하면서 계속 똑 같은 말만을 되풀이하는 그의 진술은 조사를 어렵게 하였다. 그런데, 그의 말이 거짓으로 들리지 않았다. 다만 오랫동안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온 순박함 으로 자신의 기억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논리적인 표현이 서투른 듯 보였다.

고소인이 증거로 제출한 서류에 그의 혐의 사실을 입증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해명과 설명이 중요하였다. 그런데 그는 답답한 듯 같은 말만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하구, 내가 왜 그랬을까. 오래돼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아닌데….”

고소인은 친형이었다. 둘은 형제였다. 오래 전 고향을 떠난 형은 시골에 얼마의 땅을 동생에게 맡겨 경작하도록 하였다. 그 경작의 대가로 동생은 형에게 얼마의 곡식을 주고 있었다.

그런데, 한 필지의 밭이 있었다. 그 토지는 같은 고향에 거주하는 사촌형의 소유였다. 몇 년 전의 어느 날 이었다. 형이 그 토지를 사촌형으로부터 사십 여 년 전 매입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사실은 그 토지가 고소인의 소유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 이를 테면 거래를 증명하는 부동산매매 계약서 등의 서류나 증인도 없었다. 다만 그때의 일기와 편지가 전부였다. 사십 여 년 전, 토지를 매수했다는 당일에 쓴 일기에는, 형이 사촌형에게 돈 20만원을 주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서울에서 사촌형이 보냈다는 편지에는 그때의 돈을 은행에 입금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형은 이를 근거로 사촌형의 아들을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였다.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는 아무런 말이 없다가 제게 땅을 달라고 해서 매매계약서를 보여 달라고 했어요.”

몇 년 전, 아버지를 잃은 그의 조카는 형의 소송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강변하였다.

그러나 1심 법원은 고소인인 형의 주장과 일기 등을 증거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고소인의 청구대로 토지를 소유권이전등기해 줄 것을 선고하였다. 오랜 재판이 이어졌다. 결국, 항소심은 그 토지를 형의 소유로 인정하지 않았고 대법원은 형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그런데, 형은 여기에서 그치지를 않았다.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이유가 법정에서 증언한 동생의 거짓 진술 때문이라고 고소한 것이다.

“형이 사촌형에게 토지를 매수했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법정에서 그걸 사실대로 말한 것 뿐이고요.”

그가 위 민사소송의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서 일관되게 진술한 내용은 ‘형은 사촌형으로부터 토지를 사지 않았다.’ 이다.

그런데, 고소인은 오래 전에 다른 민사소송의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동생이 이와 반대되는 증언을 하였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래서 당시의 증인신문조서를 근거로 동생을 위증으로 고소하였다. 지금, 동생이 피고소인으로서 조사를 받는 이유이다.

잠시, 조사자의 질문에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그를 보았다. 첫 조사 때보다 얼굴이 많이 수척해 보였다. 문득, 고소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조급해 하지 않았고 다급함이 없었다. 다만, 피고소인인 동생에 대한 원망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진실은 알 수 없다. 그들만이 알 뿐이다. 다만, 사실에 가깝게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조사를 할 뿐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형제간의 소송이 서로의 우의를 상하게 하는 큰 아픔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인생의 황혼기, 하루 중의 저녁 무렵에 접어든 때에 이러한 상황은 어떤 이유에서든 바람직하지 않다. 삶은 시작처럼 마지막 역시 중요하다. 어느 누가 말하지 않았던가.

저녁이 있는 삶이 아름답다고.

창문 너머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떨어지고 있었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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