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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잉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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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4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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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들녘은 가을로 물들어 가고 가을은 하늘도 깊이 물들여 놓았다. 추석이 며칠 지난 연휴의 어느 날 오후, 밖으로 나왔다.
가은 읍내를 지나 옛 문양초등학교로 건너가는 다리에 들어섰다. 입구에 마야잉카박물관이라는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언젠가 부터, 이곳의 소식을 듣곤 했었다. 중남미에서 외교관을 지낸 어떤 이가 공직시절 모은 마야와 잉카의 유물들로 박물관을 개관하였다는 이야기였다.
운동장에 들어섰다. 가을볕이 남향의 운동장에 내려앉아 졸고 있다가 낯선 나그네의 방문에 몇몇 볕들이 잠을 깨는 평온한 모습이었다.
현관 앞에서, 남미풍의 간편한 차림으로 관람객들을 맞는 이는 이곳의 실질적 운영자인 전직 대사였던 김홍락 중남미문화포럼 이사장이다. 인사를 나눈 뒤 마야와 잉카 유물들이 전시된 방으로 들어갔다. 적지 않은 유물들이 옛 교실이었던 전시장을 꾸미고 있었다. 오랜 세월의 시간과 정성 없이는 존재하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떻게 이곳 문경에 터를 잡게 되었을까. 대구출신이면서 서울에서 생활을 해온 외지인인 그가 문경과의 인연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궁금했다.
“저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가 진지하게 말하였다. 볼리비아 대사로 있던 때였다. 그때는 이미 삼십 여 년의 외교관 생활 중 남미 외교관만으로 이십 여 년을 지낸 경험으로 수천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던 터였다. 그의 바람은 퇴직 후 박물관을 꿈꾸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문경에 사업장을 둔 기업가를 만났다. 그로부터 가은읍의 문양초등학교를 소개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곳을 찾았다. 가슴에 담아두었다. 그 뒤에 같이 근무하던 대사관의 무관(武官)에게서 다시 이곳 초등학교를 추천받았다. 군복무 시절 이곳에서 몇 차례 숙영(宿營)을 하였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했다. 어떤 인연의 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그는 결국 이곳에 박물관을 짓기로 결정했다.
그 후 뜻이 맞는 이들과 중남미문화포럼이라는 법인을 만들고 서울의 아파트를 처분한 뒤 이곳에 들어왔다. 무너진 지붕을 고치고 우거진 풀들을 걷어 내는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다. 비로소 쓰레기장 같던 폐교가 박물관으로 바뀌게 되었다.
“제가 직접 박물관 학예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어요. 그리고 아내가 박물관장을 맡고 있어요. 아내가 먼저 박물관을 제안했고 그럴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이죠.”
돌이켜보면, 이처럼 마야잉카박물관을 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믿음처럼 하나님의 도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에 따른 준비된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꿈을 온전히 이루었을까. 꿈이었던 박물관을 연 지금, 또 다른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박물관 입구 벽에 그림이 눈에 띄었다. 액자 안에 큰 새가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다. 그가 콘도르(Condor)라는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 살고 있는 새라고 했다. 문득,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른 ‘엘 콘도르 파사’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우리말로 ‘철새는 날아가고’로 번안된 노래이다. 문득, 그가 저 콘도르를 닮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그리고 어느 신문에서 읽었던 그의 인터뷰 기사가 떠올랐다.
“중남미 여행 가이드를 하고 싶습니다. ‘대사와 함께 떠나는 중남미 여행’ 멋지지 않은가? 그 생각만으로 가슴이 설렙니다.”
그렇다. 그림속의 콘도르처럼 이 작은 박물관 안에 있으면서도 그는 저 안데스 산맥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꿈이 다시 중남미 여행이라는 것은 숙명일지 모른다. 박물관을 나왔다. 하늘에 가을이 깊게 물들어있고, 들녘에 잠자리가 졸고 있다. 뒤를 돌아보았다. 박물관 운동장에 내려앉은 가을볕이 떠나고 있었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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