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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태우기

2018년 03월 05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오늘 정월대보름날이네요. 식당에서 마을주민 계모임이 있어 시끄럽지 않겠냐고 하는데 어떡하지요.”

3․1절 다음 날이 금요일이라서 휴가를 냈다. 모처럼 안해와 점심을 함께하기 위해 식당예약을 부탁했었다. 안해의 말을 듣고, 산북면에서 매년 열리는 ‘달집태우기’ 행사가 생각났다.

산북큰마을에 있는 가까운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문자가 왔다.

“저녁 여섯시 경에 본 행사를 합니다. 행사장에서 뵙겠습니다.”

퇴근하는 안해를 채근하여 산북큰마을로 향했다. 아직 행사 전이었다. 사람들과 차량들로 면내가 붐볐다. 강 건너, 금천(錦川) 변에 달집이 원추형으로 세워져있었다. 달집은 생솔가지를 엮어 동(東)으로 문을 만들고 짚으로 만든 달을 안에 걸어 놓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소원지에 소원을 적고 부름을 가져가세요~.”

행사장 입구에 안내하는 이들이 우리를 불렀다. 안해가 팔을 끌었다. 삼월이 시작되는 봄의 자락에 때늦은 새해 소원이지만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소망했다.

행사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누군가가, 행사를 주관하는 산북면의용소방대에서 금천 너머의 달집과 점화대 사이에 레일을 연결하여 불이 붙도록 장치를 하였다고 했다.

주최 측의 행사를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듯했다. 우리 지역의 작은 면에서 이런 규모의 문화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문득, 산북큰마을을 상징하는 형용어가 ‘문화산촌’임이 생각났다. 주암정과 근암서원, 그리고 석문구곡, 황씨종택 등은 이곳이 우리지역 유교 문화의 적정처임을 확인하는 콘텐츠이다.

인문(人文)의 번성은 산북큰마을의 자연적 위치와 조건이 중요한몫을 했다. 품이 크고 깊은 산(山)은 맑고 넓은 금천을 만들었다. 황장산에서 뿌리를 낸 금천은 동로큰마을의 청정한 내와 계곡에 길을 만들어 산북큰마을에 이르러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금천은 주변의 토지를 비옥하게 하여 사람들에게 인문(人文)을 넓히는 자양분이 되었다.

이처럼 비옥한 토지와 넉넉한 인심 그리고 유교 문화의 번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큰 마을의 경계 안에서 자부심을 키웠다. 이 행사가 2003년도에 우리 지역에서 가장 먼저 열려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하고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와~ 달집에 불이 붙었다.”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다. 불길이 밤하늘로 치솟았다. 이어서 폭죽이 터졌다. 다시 사람들의 함성이 울렸다. 어두운 밤하늘이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었다. 장관(壯觀)이었다. 사람들은 밤하늘의 폭죽을 보며 감탄을 했다. 그것은 소망했던 일들이 한 해 동안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탄성이기도 하였다.

그때, 안해가 보름달을 가리켰다. 그제서야, 불타는 달집 위에 둥근 보름달이 떠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달집에 붙은 불이 꺼져갔다. 그래서인지 보름달이 더 크게 보였다.

새해에 사람들은 가짜 달집을 태우면서 제액초복(除厄招福), 즉 나쁜 액을 없애고 좋은 복을 불러오고자 했다. 그래서, 오늘 우리 지역에서 유일한 이 행사는 의미가 크다. 열세 번째 맞이한 산북큰마을 달집태우기 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아마도 새해에는 이 행사 덕분에 우리 문경시가 더욱 화합하고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는 ‘문화산촌’ 산북큰마을이다. 이곳에서 주간문경 애독자들의 새해 복(福)과 행복(幸福)을 빌어본다. 정월 대보름 휘영청 둥근 달이 우리를 비추고 있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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