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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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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12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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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친어머니인 내게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팔십에 가까운 노모는 가슴을 치며 말했다. 옆에 있던 딸이 이제는 눈물마저도 말라버린 눈을 훔치는 노모의 손을 잡았다. 고개를 돌렸다. 사무실 창문 너머 깃발이 겨울바람에 어지럽게 나부끼고 있었다. 담당 수사관은 그런 노모의 감정을 헤아려 딸에게 질문을 하였다.
“얼마 전 오빠가 이혼을 했어요. 그런데 그것도 엄마 때문이라며 원망을 하는 거예요.”
누구나 그렇듯이 아들은 어머니에게 품안의 새다. 노모 역시 고이 키워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늘 아들을 품에 안아왔었다. 그리고 아들은 어머니의 기대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들은 형제들과 우애롭게 지내고 부모에게도 마찬가지였었다.
그러나 어느 날 아들이 변했다. 아니, 변한 것이 아니었다. 갑자기 괴물이 되었다. 장성하여 자신만의 가정을 가졌음에도 아들은 어머니를 어머니로 대하지 않았다.
사랑과 존경을 담아내던 그의 입에서 욕설과 폭언이 뱉어졌다. 그리고 노모의 가슴에 비수가 되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폭행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몇 번을 고소하려고 했으나 마음을 내지 못했어요.”
딸은 숨을 내쉬며 노모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노모는 아들에게 그런 일을 당한다는 게 부끄럽고 수치스러웠지만 그보다는 자식을 형사처벌하도록 한 어머니라는 비난과 자괴감을 견디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노모는 아들을 존속상해 등으로 고소를 하였다. 비록 상해진단서 등과 같은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노모의 진술과 가족들의 증언 등으로 이를 입증하기는 어렵지 않을 듯하였다.
조사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는 두 모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사를 담당한 수사관에게 정말 궁금했던 그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재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랬다. 장남인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재산의 대부분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노모는 다른 자식들에게도 일정한 재산을 분배하였다.
그때부터 아들은 노모를 원망하며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아들의 입장에서 노모의 결정이 못마땅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났어야 했다.
며칠이 지났다. 그 사이 피고소인인 아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가 된 듯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담당 수사관이 지나듯이 말하였다.
“어제 저녁 추가 조사를 했는데, 그 아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된 건 어머니 때문인 거 같다고 말하데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결국 아들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지금 그는 자신의 어긋난 행동을 멈출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어쩌면 그는 더 깊게 자학하고 상처를 헤집으며 지금까지의 행동을 되풀이 할 것이다.
안타까웠다. 문득, 노모 옆에서 조사를 돕던 딸이 사무실을 나가면서 담당수사관에게 간절히 부탁했던 말이 떠올랐다.
“수사관님, 다시는 우리 오빠가 어머니를 힘들게 하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눈을 감았다. 모든 일들이 그렇듯 좋지 않은 일은 다른 나쁜 일들을 만들어 낸다. 창밖에는 며칠째 불고 있는 겨울바람이 또 윙윙거리고 있었다.
오늘은 일찍 퇴근을 해야겠다. 집에 혼자 있는 어머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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