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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공서(勤儉恭恕)

2018년 01월 09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새해가 밝았다. 무술년(戊戌年)이다. 새해 업무가 시작되었다. 일을 하다가 문득, 책상 위의 2018년도 업무일지가 눈에 띄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새 업무일지에 마음에 닿는 경구(警句)들을 적곤 하였다. 지난 해 업무일지를 펼쳐보았다. 깨끗한 여백에 짧은 글귀들이 가지런히 적혀있었다.

그 글들을 읽으며 한 해를 성찰해보았다. 어느 글귀에서는 마음이 담담하다가 어떤 글귀에서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또 다른 글귀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자만하면 손해가 있고 겸손하면 이익이 있다.”

서경(書痙)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만족하는 마음이 지나쳐 그로 인하여 내가 화를 자초한 일이 없는지 돌아보았다. 왜 없을 것인가. 순간순간 남에게 상처가 되는 표정과 말과 행동들이 없었다고 감히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내 안에 머무르는 겸양의 불을 밝혀 뒤 늦은 성찰을 할 뿐이다.

한문으로 적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지만 미루고 있는 일이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언젠가 산악회 회원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늘 등산객들을 위해 간식을 배낭가득 담아오곤 하였다. 금실 좋은 부부 산악회원이어서 누구나 부러워했다. 현관 입구 벽 액자에 저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때 “아~”하는 탄성과 함께 고개가 끄덕여졌었다. 그들의 베품은 복을 짓는 일, 즉 적선(積善)이었다. 언젠가 다른 이로부터 그의 아들 중 한 명이 의사라는 말을 들었다. 여경(餘慶)이다. “복(福)을 지으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로운 일이 있다.” 라는 옛 가르침이 어긋남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구절이 또 적혀 있었다. 금강경 제4분에 나오는 구절이다.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부처가 수보리에게 어떠한 것에도 걸림이 없이 사람들에게 베푼다면 그 복덕은 헤아릴 수 없다고 했다.

새해 초 문경문화원(원장 현한근)에서는 해마다 신년경구를 발표한다. 각급 기관장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모인 신년하례에서 이를 발표하는데, 올 해에는 근검공서(勤儉恭恕)로 정했다고 한다.

이는 소학(小學)에 나오는 것으로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공손하고 남을 용서하는 네 가지 가르침”을 말한다고 한다. 문경문화원 현한근 원장은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경구인 근검공서(勤儉恭恕)와 같이 모두 힘을 모아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공손하고 남을 용서하며 화합하는 문경을 만들어 나갑시다."

그리고, 문경문화원도 시민의 문화적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문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득, 올해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래서 저 네 가지 단어 가운데 ‘용서’에 눈길이 갔다.

선거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있다. 그래서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용서하는 일이 당사자들과 시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르침이 될 수가 있다. 위 글귀를 선정한 관계자들의 혜안이 돋보였다.

언젠가 읽었던 달라이 라마의 “용서”라는 책이 생각났다. 달라이 라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는 요리사는 비록 자기 자신을 위해 요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배불리 잘 먹지요.”라고 비유하면서 용서를 이렇게 정의했다.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다.”

새해 업무일지의 새로운 여백에 펜을 들어 가지런하게 저 글귀를 적었다. 더불어 무주상보시의 마음으로 이렇게 기원했다.

‘모두에게 새해 복덕이 무량하기를.’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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