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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골마을

2016년 08월 19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월에 동네 어귀 소나무와 여기 느티나무 그리고 저 아래 참나무에 굵은 금줄을 매었어요.”

1982년도에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300여 년 느티나무 아래에서 마을 주민 최상조씨가 들려주는 말이다. 그는 오래 전 고향인 이곳 산양면 봉정1리 굴골마을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2년 전 옛집으로 돌아왔다.

굴골은 신라 말의 유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의 후손이 16세기 경 입향한 이래 지금까지 세거되어오고 있는 경주최씨 송와공파의 집성촌이다.

“정월 열사흘 날에 금줄을 나무에 메어놓으면 보름동안 아무도 동네 출입을 못했어요.”

그리고 보름 전날 밤 느티나무 앞에서 동제(洞祭)를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제사를 지낼 사람이 없어 몇 년 전 마을 제사를 없애고 백년 뒤에 다시 지낼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들을 적어 제대(祭臺)밑에 묻어 두었다고 한다.

쇠락해가는 자연부락들의 문제를 이곳도 안고 있음이다. 그러나, 훗날을 기약함은 애향의 근본 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굴골은 산북면으로 가는 지방도로 좌측에 위치해 있는데 마을의 형상이 굴(窟)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70년대 무렵에는 150여 호(戶), 700여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의 27호 남짓 30여 명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때의 사람들이 겪었을 생활의 어려움을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최상조씨 또한 마찬가지이다. 중학교를 가기 위해 산꼭대기에 있는 잿봉서를 거쳐 호계로 내려가 영강다리를 지나 시내 학교까지 걸어갔다고 한다. 새벽밥을 먹고 가도 제 시간에 학교에 도착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지각하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다며 웃는다.

이 마을은 산 윗마을인 잿봉서처럼 불교유적이 산재해 있다. 경북도유형문화재 308호인 약사여래좌상과 마애불이 산 중턱에 있다. 십여 년 전, 한 밤 중에 헬리콥터를 이용해 마애불을 훔쳐가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막은 이야기는 지금도 무용담이 되고 있다.

이는 집성촌 특유의 깊은 애향심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유서 깊은 마을이 그러하듯 이 마을에도 정자가 있었다. 정자가 있었던 바위와 떨어진 바위에 침간정(枕澗亭)이라는 글씨가 지금도 남아 있다.

“저 바위 위에서 낮잠을 자면 자기도 모르게 밑으로 구르게 되요. 그런데 특이하게 중간 부분에 오목하게 파인 부분이 있는데 밑으로 구르다가도 그곳에 멈추게 되는데 아무도 다치지 않았어요.”

정자가 있던 큰 바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과연 그의 말처럼 큰 바위 가운데에 오목한 모습이 보였다. 이와 같은 에피소드는 고향을 떠난 이들에게는 향수가 되고 찾아오는 객인(客人)에게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거리가 된다. 또한 이러한 공통의 추억은 사람과 고향을 잇는 보이지 않는 끈이 된다.

이제 알겠다. 끊어진 동제를 다시 잇겠다는 약속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음을. 그들은 보이지 않는 애향이라는 끈들로 서로가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되어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마을 출신 중에 어떤 이들이 알려져 있느냐고. 그가 지금까지와 다름없는 담백하고 깔끔한 어투로 답했다.

“서울에서 약국을 하는 최창묵 조카가 선조인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비를 마을에 건립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영동전력을 운영하는 최종윤 사장이 모교인 산양초등학교와 고향을 위해 좋은 일을 해오고 있어요. 그 밖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도 있고 공직에 있는 이들도 있어요.”

남향인 그의 집 툇마루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다가 마당에 있는 감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마을을 품은 월방산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꽃 같은 달이 뜨는 월방산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이 마을에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꽃 같은 저 애향(愛鄕)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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