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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그들을 변호 함

2016년 05월 27일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교수
행정학박사

ⓒ (주)문경사랑

 

성공한 조정의 신하들은 충신으로 인정받고, 실패한 역사의 현장에는 간신이 활개 친다. 지난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의 참패 뒤에는 공관 위원들이 ‘비루한 간신’으로 ‘한번 간신은 영원한 간신’이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2011년 출간된 ‘간신론, 인간의 부조리를 묻다’라는 책은 1991년 중국에서 나온 ‘변간신론’(辨奸臣論)을 편역한 책이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 책에 담겨있는 간신들의 전횡으로 점철된 5천년 중국 역사를 통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해 본다.

간신이 짧은 시간에 군주의 신임을 얻고 오랫동안 중용됨은 현실에 영합하는 탁월한 소질이 있기 때문이며, 일반인이 따르지 못하는 ‘총명한 재주와 지능’ 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나 그 조직이 돌아가는 일에 아주 밝고, 생각이 민첩하고 눈치가 빠르다. 그리고 임기응변에 능하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흥정을 하거나 주선하고, 감추기를 잘하며 말을 교묘하게 잘 한다.

‘개원(開元)의 치(治)’라는 당나라 최고의 황금기를 열었던 현종은 755년 안록산이 반란을 일으켜 낙양에서 쫓겨나고 결국 황위를 잃었다. 안록산이 한창 현종의 총애를 받을 무렵 현종이 툭 튀어난 안록산의 배를 가리키며 “대체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느냐”물으면 “폐하에 대한 일편담심이 가득 차 있을 따름”이라고 답했던 인물이다.

현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현종의 애첩 양귀비도 그를 결국 양아들로 삼았지만 안록산은 현종과 등을 돌려 난을 일으키고, 당나라 멸망의 원인을 제공한다.

지난 ‘총선 참패의 5적론’이 제기되며 대한제국의 을사오적을 비유하였다. 을사오적의 원흉 중 한명인 이완용도 신동이었고, 독립협회 위원장과 초대, 2대 회장으로 독립협회 존속기간의 3분의 2 이상을 이끌었다.

독립문 건립 기념식에서 “조선이 독립하면 미국처럼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고 만일 조선인민이 단결하지 못하고 서로 싸우거나 해치려고 하면 남의 종이 될 것이다.”는 연설을 한 이완용은 원래 친미파와, 친러파에서 1905년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은 필리핀, 일본은 조선에 대해 서로의 지배권을 인정했을 때, 조선의 주도권이 일본으로 넘어간 사실을 간파 하고, 친일로 변신을 시도 했고, 그 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친일파의 앞장을 서게 됩니다.

그는 생전에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에서 처신하기 힘든 세 가지가 있다. 쇠약한 나라의 재상과, 파산한 회사의 청산인, 빈궁한 가정의 주부가 그것이다“고 말하며, 일신을 위해 때에 따라 적당히 변신한 자신을 변명했습니다. 그는 나름 뛰어난 재능과 식견을 가졌지만 변신의 결과 조국을 팔아넘기고, 우리역사에 가장 지탄 받는 매국노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간신론에서 대처법으로 간신을 막겠다는 마음을 길러야 하고, 간신을 물리칠 수 있는 덕을 키우며, 간신을 구별하는 지혜를 갖추고, 간신과 싸우는 용기를 키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아첨을 잘 하는 자는 충성스럽지 못하고, 간언(諫言)을 잘하는 자는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달콤한 말은 리더의 귀를 막고 눈을 흐리게 하니. 충신이 하는 귀에 쓴말과 간신이 하는 귀에 달콤한 듣기 좋은 말을 가려서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간신은 비를 세우고 이름을 새겨 영원히 기억하게 하라’ 뒤틀린 역사를 보면서 정약용이 우리에게 던진 충고입니다.

간신을 활개 치게 하는 것은 그들의 탓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 그 시대 리더의 잘못이고, 그런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든 시대상 때문입니다.(술자리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로 이글을 쓴 실마리가 된, 고향친구 신문식 변호사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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